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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연합 강류미 탐사단이 지난 9월 경북 예천군 회룡포를 답사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한류드라마 <가을동화>와 <1박2일>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낙동강 최대의 비경지역이나 낙동강 준설과 상류 영주댐으로 토사 균형이 상실돼 비경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환경연합 강류미 탐사단이 지난 9월 경북 예천군 회룡포를 답사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한류드라마 <가을동화>와 <1박2일>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낙동강 최대의 비경지역이나 낙동강 준설과 상류 영주댐으로 토사 균형이 상실돼 비경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 환경운동연합

정부의 4대강 살리기 TV 광고물에까지 나오는 낙동강 최고의 비경지역이 정작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천혜의 경관이 훼손될 전망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낙동강 상류지역인 경북 예천군 소재 회룡포는 산줄기에 따라 회돌아 나가는 낙동강과 그로 인해 육지 속의 섬이 되어버린 마을, 그리고 낙동강의 속살 같은 넓은 모래밭이 어우러져 경이적 경관을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지난 2005년 문화재청이 명승 제16호로 지정한 곳이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낙동강의 4.4억입방미터의 준설과 상류에 들어설 예정인 영주댐은 회룡포의 토사 유출과 공급의 균형을 무너트려 현재의 경관을 크게 저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회룡포가 있는 내성천은 낙동강으로 많은 모래를 공급하는 지역"이라며 "강은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서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항상 끌어 들이려 하는데, 하류에서 대규모 준설을 하게 되면 상류에 있는 모래와 퇴적물이 아래로 더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모래는 경관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홍수와 태풍의 에너지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해 하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이란 거대한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구조로 물만 아니라 모래도 함께 이동하게 되는데 상류에 댐이 들어서게 되면 모래 공급이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큰 비에 회룡포의 모래가 100만큼 씻겨 내려가도 상류에서 또다시 100만큼 내려오는 토사 균형 때문에 현재와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하류에서 대규모 준설을 하게 되면 평소보다 더 많은 모래가 유출될 수밖에 없는데, 상류에서 댐에 막혀 평상시보다 적은 양의 모래가 유입되면 현재의 회룡포 모습이 변할 것이란 이야기다.

댐 건설로 회룡포와 같은 넓은 모래밭의 경관이 사라진 비슷한 사례가 있다. 30여 년 전만해도 안동시 인근 구담마을 앞 낙동강변에는 넓은 모래밭이었다. 김상화 낙동강 공동체 대표는 "구담마을 앞은 입자가 고운 모래 가득한 넓은 모래밭이었으나, 1977년 안동댐이 들어서면서부터 유황이 변해 경관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지역은 안동댐 건설이후 물량과 토사량이 변해 모래밭 대신 버드나무 군락지가 되어버렸다.

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예정되어 있는 영주댐은 높이 50미터(국제대댐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15미터 이상은 대형댐), 길이 380m, 저수용량 1.8억톤의 저수용량으로 용수공급, 홍수조절, 수력발전 등의 다목적댐으로 추진되고 있다.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초안)에 따르면 영주댐은 많은 토사가 댐 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댐 상류지역에 별도의 유사조절지(사방댐)를 만들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영주댐 반대 대책위 김진창 사무국장은 "영주댐이 들어설 내성천 상류지역은 원래 모래가 많은 지역으로 현재도 골재 채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영주댐과 유사조절지가  들어서게 되면 하류지역으로 모래가 공급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주댐환경영향평가(초안)을 살펴본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 송용한 보좌관은 영주댐의 긴급 방류에 의한 회룡포 마을 침수 위험 가능성도 지적했다. 송 보좌관은 "정부가 낙동강 준설과 영주댐에 의해 영향을 받는 명승지에 대해서 아무런 검토조치 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해 4대강 사업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회룡포와 인근 삼강주막은 지난 9월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방영된 이후 많은 관광객이 비경을 보기 위해 몰린다고 한다. 경북도와 예천군은 회룡포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야단법석을 벌이고 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듯이 회룡포의 경관이 망가지고 나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환경연합 홈페이지에도 올립니다.



#회룡포#낙동강#준설#영주댐#명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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