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세충효'란 현판을 가진 오정각을 화정동 마을주민의 도움으로 둘러보고, 인근에 있다는 고송정지가 어디있는지 물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산골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며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안내 받은 길을 따라 오르니, 경기도기념물 제101호인 고송정이 황금빛으로 물든 산골논 옆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고송정이 있는 곳은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 모의에 가담했던 김문기와 그의 아들 김현석이 참화를 당하자 손자인 김충주가 도성을 탈출해 여러 곳을 전전하다 정착하여 살던 곳입니다.

 

 안산 화정동 산골에서 찾은 정자
안산 화정동 산골에서 찾은 정자 ⓒ 이장연

 

 고송정지는 탄옹고터라고도 불린다.
고송정지는 탄옹고터라고도 불린다. ⓒ 이장연

 

 정자는 사방이 탁 트여있다.
정자는 사방이 탁 트여있다. ⓒ 이장연

 

정자는 조선 순조 27년(1827)에 그의 9세손인 김처일이 지은 것으로, 김충주는 화정동에 숨어살면서 평생 고기와 술을 대하지 않고 베옷에 평민들이 쓰던 모자를 쓰고 다녔다 합니다.

 

또한 단종을 그리며 비명에 숨진 할아버지, 아버지를 애통해 하며 울던 망월암(望越巖)이란 바위가 있는데, 그가 흘린 눈물에 소나무가 말라죽었다 하여 고송정(枯松亭)이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정자의 동쪽에는 그 당시 심었다는 향나무가 있고, 수령이 450년을 넘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두어그루 정자 둘레에 서있습니다. 정자는 앞면 2칸, 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팔(八)자 모양을 하고 있고, 지금의 정자는 원래 건물이 없어진 뒤 1936년 후손들에 의해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풀을 엮어 집을 짓고 숯을 구워 팔던 노인(탄옹炭翁)이 살던 곳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 완연한 가을 산골 속 정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350년 된 향나무
350년 된 향나무 ⓒ 이장연

 

 황금빛으로 물든 산골논
황금빛으로 물든 산골논 ⓒ 이장연

 

 나도 풀엮어 집짓고 살고 싶다.
나도 풀엮어 집짓고 살고 싶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송정지#탄옹고터#향나무#김충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