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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모 부대에서 있던 예비군 후반기 향방작계 2차보충 훈련에는 여기저기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평상시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6시간동안 실시되던 향방작계훈련이 이날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고 점심시간은 훈련시간에 포함 되지 않아 4시에 훈련이 끝난다고 하였다. 더욱이 점심비는 따로 지급이 되지 않아 예비군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4000원을 주고 도시락을 사먹어야 했다.

훈련 종료 후 소속 동대에 전화를 걸어 훈련 시작 시간에 대한 문의를 하자 관계자는 "그날은 정식 차수가 아닌 2차 보충이었기에 서로 교육 시간이 다른 예비군들을 모두 모아 훈련을 실시해야 해서 부득불 아침 9시에 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답변했다.

연차별/신분별 예비군 훈련시간
 연차별/신분별 예비군 훈련시간
ⓒ 예비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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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병으로 복무 후 전역한 예비군들은 그 다음 해부터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는데 1~4년차의 경우 동원지정자와 동원미지정자로 분류되며 동원지정자의 경우 2박 3일동안 해당 부대에서 숙식하며 동원훈련을 받고 동원미지정자의 경우 3일 동안 8시간씩 출퇴근을 하는 동미참훈련과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6시간씩 향방작계훈련을 받게 된다.

5~6년차가 되면 역시 지정과 미지정으로 나뉘게 되는데 지정의 경우 향방기본훈련 8시간, 향방작계훈련 6시간, 소집점검 4시간을 받고, 미지정의 경우 향방기본훈련 8시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6시간씩의 향방작계훈련을 받게 된다.

7~8년차가 되면 예비군으로 편성만 되고 훈련은 받지 않게 된다.

군 전역 후 대학, 대학원에 입학 또는 복학하는 경우에는 학생 예비군에 편성, 학업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예비군훈련 시간단축혜택을 받아 연 8시간의 훈련을 받으면 그 해 훈련은 종료되게 된다.

학업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

필자도 대학을 다닐 때 일년에 8시간만 받는 예비군 훈련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지만 대학 졸업 후, 갑자기 늘어난 예비군 훈련에 적잖이 당황한 경우가 많았다. 통보되는 예비군 훈련일자마다 중요한 일과 겹쳐 미뤄야 했고 혹시나 착오가 있어 고발되지 않을까 은근히 신경이 많이 쓰였던 기억이 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 혹은 훈련기간 만큼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에서 탈출 할 수 있다는 마음, 여러가지 마음으로 훈련에 참가하기도 하지만 자영업자나 영업 분야 종사자, 훈련참가가 그날의 수입과 직결되는 사람들에게는 예비군 훈련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예비군훈련에 있어 배려를 해주자는 학생 예비군의 취지는 분명 좋은 취지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 훈련참가가 그날의 수입과 직결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상대적인 박탈감 혹은 뭔가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앞서 언급했던 에피소드처럼 불가피하게 훈련 일정을 미뤄 2차 보충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런 식으로 훈련 시간을 변경하는 것 또한 충분히 불만을 살 수 있다.

2014년부터 육군과 해병대는 24개월에서 18개월로, 해군은 26개월에서 20개월로, 공군은 27개월에서 21개월로 복무기간이 단축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로써 현역 복무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예비군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다양한 예비군 프로그램의 개발과 도입, 훈련장 환경과 도시락 개선에 대한 의지는 분명 보이고 있지만 애초부터 학생이 아니었던 사람이 받는 상대적인 박탈감, 학업 못지 않게 중요한 생계에 대한 배려와 그 형평성에 대한 제고와 개선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ygmautre)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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