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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의 한글학자이자 교육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기념 사업들이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고, 한글날을 맞아 지자체와 기관들은 앞다투어 이런 점을 부각하고 있다. 

 

외솔은 1894년 울산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를 창립하고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만드는 등 우리말 보급과 교육에 힘쓴 울산을 빛낸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선생은 조선어학회 회원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한글맞춤법통일안' 제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이후 한글학회의 중추로서 한글전용, 국어순화 등 실용적인 어문 활동에 힘써 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는 지난 9월 30일 최현배 선생의 생가터인 울산 중구 동동 613번지 일대에 기념관이 준공돼 현재 내부 전시물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기념관은 47억5000만원이 투입돼 2003년 건립 추진 이후 6년만에 준공된 것으로 연면적 852.37㎡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복원 생가 옆에 세워져 1만여 점에 달하는 유물 및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이에 앞서 9월 25일에는 최현배 선생 묘비와 우리말본·한글갈 기념표석이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면 장현리 외솔선생 묘역에서 기념관 부지 내에 이설됐다.

 

또한 울산시교육청은 선생을 기리기 위해 교육청사안에 선생의 흉상을 건립하는 한편 내년부터 행정 지도를 통해 각 학교에서 한글과 관련된 계기교육을, 우리말 사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청 주관의 우리말 경시대회, 한글백일장 대회, 강연회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한글날 하루전인 8일 밝혔다.


시민들이 선생의 삶을 되새기고 후손들이 선생의 뜻을 받들어 우리말 사용능력을 기르도록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글날 전날 해가 질 무렵 울산의 한 도로를 지나다 '이런 각종 기념사업도 좋지만 기본을 바로잡는 일부터 하는 것이 옳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

 

울산 중구 병영동에서 중부경찰서를 지나 동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다. 이 지역 출신의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뜻에서 '외솔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외솔교(橋)'다. 왜 '외솔다리'라는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외솔선생은 우리말을 사랑해 자신의 아호도 한자를 쓰지 않고 '외솔'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외솔다리가 맞지 않을까.

 

외솔 선생이 이 다리를 지나면 왠지 씁슬하시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외솔 최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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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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