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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는 롯데건설이 실시한 임목축적조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민위원회는 전체 표준지 면적이 산지전용지역의 5% 이상을 조사해야 함에도 불구, 롯데건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사진제공:인천시민위원회)
 계양산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는 롯데건설이 실시한 임목축적조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민위원회는 전체 표준지 면적이 산지전용지역의 5% 이상을 조사해야 함에도 불구, 롯데건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사진제공:인천시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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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롯데건설이 요청한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승인한 가운데, 골프장 조성 사업에 결정적 하자가 발견됐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나와, 계양산 골프장 사업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9월 조사해 올해 5월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임목축적조사(임목조사)서'에 중대한 하자가, 시민단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는 공중파 방송사도 참여해 시민단체의 주장에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입목축적조사서는 산에 골프장 건설이 가능한지를 따지는 법적 근거로 계획 부지 5% 이상 면적을 표본으로 조사하고 법적 기준 이상의 나무가 조사되면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다.

경기도 안성에서 추진됐던 미산골프장의 경우도 골프장 신설이 안성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법적 요건을 갖추고도 입목축적조사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골프장 허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주장이 관계기관의 조사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입목축적을 허위로 조사, 작성한 관련자와 현장조사를 통해 산지 전용 적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관계공무원들,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한 간부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처분도 예상되는 등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인천시민위원회)는 지난 달 24일 최초로 롯데건설이 제출한 '입목축적조사서'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 부지인 계양구 다남동과 목상동 일대 내 계곡과 습지 등에서 발견된 가재와 도롱뇽 알. 이들은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다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 부지인 계양구 다남동과 목상동 일대 내 계곡과 습지 등에서 발견된 가재와 도롱뇽 알. 이들은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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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천시민위원회는 전체 표준지 면적이 산지전용지역의 5% 이상을 조사해야 함에도, 롯데건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 점을 은폐하기 위해 표준지 1개당 면적을 책상 위에서 900㎡(30×30)으로 늘려 잡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산림불법 벌채로 훼손돼 경찰에 고발된 바 있는 계양구 목상동 산54번지 일대 7만7615㎡의 면적이 훼손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훼손 전 입목축적을 반영해야 함에도 롯데건설은 무 입목지로 하여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했다.

롯데건설이 작성한 입목축적조사서를 살펴보면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 내 5곳(4500㎡)에 대해 나무의 숫자가 법적 기준치인 입목축적률 15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천시민위원회가 지난 6, 7일 전문가들과 함께 재조사한 결과, 5곳 중 4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인천시민위원회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롯데건설이 진행한 조사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진행했다. 시민조사단의 조사는 롯데건설 표준지 중 표시 흔적이 남아있는 곳 5곳(8#, 18#, 22#, 26#, 40#)을 했으며, 모두 산지전용지역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동일한 지역을 조사하고도 시민단체와 롯데 측의 조사 결과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롯데건설의 입목축적도와 인천시민위원회가 일일이 나무를 세면서 조사해 환산한 입목축적률 차이가 무려 5.5배에서 작게는 1.6배 차이가 났다.

단적인 예로 '40#' 표준지의 경우 롯데건설 측은 참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다고 했지만, 인천시민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해당 좌표 지역에는 무려 121그루의 참나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민위원회는 또 '8#' 표준지는 롯데건설도 150%를 넘는 곳으로 집계했는데 조사 결과 입목축적률이 무려 436.1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조사단은 나무지름이 30cm 이상인 나무 6그루를 발견했으나, 롯데건설은 1그루라고 기록했다. 입목 축적률에서는 나무 높이보다 나무 둘레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골프장 예정부지의 입목축적률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조작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은 "조사 지역 5군데 중 네 곳 모두 롯데건설이 입목축적률이 150%에 미달한다고 보고했지만, 허위인 것이 드러난 만큼 지금이라도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목축적조사서의 허위조작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서둘러 도시계획위원회에 통과시킨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부실 심사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 골프장, #임목축적조사서, #인천시민위원회, #롯데건설, #계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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