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은 1945년 해방 이래 단 한번도 초등학교 출신이 교육감을 맡은 적이 없는 곳이다. 아니, 교육감은커녕 그 아래 직책인 교육국장 자리도 초등 출신에게는 주어진 바가 없다. 시도 교육청이 아닌 구군 단위 지역 교육청 인사 때에 흔히 중등 출신 교육장-초등 출신 학무국장, 아니면 초등 출신 교육장-중등 출신 학무국장 식으로 교차 배치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교육청에 해방 이래 단 한번도 초등 출신이 교육감도 교육국장도 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초등에 대한 차별이 심했음을 증언해주는 예로 거론된다.
그런데 기초학력 부진학생에 대한 지도수당을 지급하는 일에 있어서도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이에 노골적인 차별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대구시교육위원회(이하 교위)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나 파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위의 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대구 시내 4개 지역 교육청 215개 초등학교들은 각 학교마다 학습 부진아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에게 1시간당 지급하는 수당 액수가 달랐는데, 가장 적게 지급하는 학교는 시간당 900원이었고, 가장 많이 지급하는 학교는 시간당 3만원이었다.
서부교육청 55개 초등학교를 표집 조사하여 분포를 살펴본 결과, 학습 부진아 학생들을 상대로 초과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시간당 지도수당은 5천원 이하가 13개교로 전체 학교의 24%를 차지했고, 1만원 이하가 15개교로 전체의 27%(누계 28개교, 51%), 2만원 이하가 24개교로 전체의 44%(누계 52개교, 95%)였으며, 중학교 수준인 2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학교는 단 3개교로 전체 학교의 5%에 불과했다.
1시간 부진아지도 교사수당이 900원인 학교도
서부교육청 산하 55개 초등학교의 부진아 시간당 지도수당 평균은 1만1025원으로 중학교 31개교의 평균 지도수당 2만2347원의 49%에 지나지 않았다. 초등과 중학 사이의 차별은 동부교육청도 마찬가지였다. 동부교육청 산하 72개 초등학교의 평균은 1만792원으로 39개 중학교의 평균은 2만4128원의 45%에 불과했다. 나머지 남부교육청과 달성 교육청도 대동소이했다. 4개 교육청을 모두 합해서 살펴보면, 초등은 215개교 평균이 1만1567원으로 중학교 123개교 평균 2만3389원의 49%였다.
초등학생 때 기초가 다져지지 않으면 학력 향상은 요원하다. 초등학생 때 학습 부진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초등 학습 부진아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교육청이 나서야 한다. 학교마다 학습부진아 지도수당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시간당 수당 자체도 900원에서 3만원으로 차이가 극심한 것은 결국 교육청이 학습 부진아 문제에 관심이 없고 학교에 일임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대구시 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학습 부진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학습 부진아 지도수당을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하여 초등도 중학교와 같은 수준으로 지급해야 마땅하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조사된 대구의 기초 학력 부진 학생의 수가 초등학생은 전체 학생의 1.44%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부산의 0.15%에 비하면 9배가 넘고, 광주의 0.74%에 비하면 2배에 해당된다. 중학생은 1.28%로 부산 0.16%의 8배, 인천 0.04%의 30배, 광주 0.25%의 5배에 이른다. 고등학생은 0.22%로 부산 0.02%의 11배, 광주 0.05%의 4배가 넘는다. 교사들은 대구시교육청이 학습부진아 문제를 해소하는 일에 적극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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