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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가끔은 어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 요즘 내가 그런 기분이다. 졸업 준비에, 취업 시즌까지 걸쳐 정말 하루하루가 무거운 날들이기 때문이다. 이 피곤함을 훌훌 털어내고 그저 동화같이 맑고, 아름다운 곳에서 스트레스 없이 쿨쿨 쉬고 싶은 생각이 절실히 든다. 어디 괜찮은 곳 없을까?
 
그런 내 마음을 간파라도 한듯, 마치 나 좀 봐주세요! 하며 눈에 들어오는 사진이 한 장 있었다. 그 사진 속엔 동화 속 공간인듯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자리잡고 있었다. 도대체 이곳은 어디일까? 어느 곳이기에 이렇게 아름다울까. 
 
수소문해서 안 그곳은 바로 크로아티아. 그렇기에 요즘 내 관심사는 온통 크로아티아다. 이 아름다운 곳을 언젠가 한번 찾아가 볼 꿍꿍이로 계획을 세웠기도 했다. 하지만 가난한 학생(?) 주제에 배낭 여행은 감히 꿈도 못꾸는 현실에 직면하곤 적잖게 실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실망만 하곤 있을 수 없어서 책으로나 크로아티아를 만끽하려고 도서관을 들락날락 거리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도서관 한 편에서 환상적인 크로아티아의 구석구석을 담은 책을 만날 수 있었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였다. 
 
얼마전까지 그저 축구 강국 정도로 알고 있었던 크로아티아는 천혜의 산림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간직한 꿈같은 곳. 저자 박승선과 변혜정은 크로아티아의 물빛 도시 두브로브니크, 아름다운 숲 플리트비체, 정겨운 골목이 있는 스플리트, 여행자들의 기착지이자 수도 자그레브를 여행하고 얻은 따뜻한 감성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진정한 낙원 두브로브니크와 희귀 야생 동식물의 보고 플리트비체

 

저자들이 크로아티아 여행 중,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두브르브니크란 곳이다. 구 시가지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인 이곳은 주홍빛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그러나, 움츠려든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친절한 그는 가져갔던 내 여권을 다시 내밀며 슬몃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미소짓는 그의 어깨에, 저물어가는 햇살 한줌이 소리없이 내려 앉았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中에서>

 

저자들의 감성 깊은 언어는 독자들로 하여금 크로아티아에 가고픈 열망을 강하게 만든다. 내전의 상처를 겪었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장소가 바로 이곳 두브르브니크였기 때문이다.

 

두브로브니크 속으로 들어간 저자의 시선에보인 것은 하얀 대리석의 아름다운 거리였다. '플라차 대로'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작은 상점, 식당 등이 아기자기 모여있다. 그리고 밖에는 장관이 펼쳐져 있다. 푸른 바다와 하얀 보트 그리고 환상적인 주홍빛 건물이 어우러진 풍경사진은 독자들 마음을 확 트이게 만들어준다.

 

두브로브니크를 지나 저자들이 다음으로 간 곳은 야생 동식물의 보고 플리트비체. 크로아티아의 8개 국립공원 중 하나라는 이곳 풍광은 놀라운 감동을 전해준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초록빛 계곡과 단풍으로 물든 숲, 그리고 생명력 어린 폭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곳에선 나도 당신도 모두... 호수의 빛깔에 물든다. 나무의 빛깔에 물든다. 하늘의 빛깔에 물든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中에서>

 

 

#아름다운 항구 도시 스플리트와 천년 고도의 수도 자그레브

 

플리트비체를 돈 저자들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아름다운 항구 도시 스플리트였다. 탁 트인 항구위의 하얀 보트와 정겨운 기차역이 인상적인 이곳은 오랜 옛날, 폭군이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왕, 그의 궁전이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했다.

 

-역사를 알면 잔인한 곳이 되는 스플리트. 악명 높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말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 그리고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위해 격전을 벌였던 곳이 바로 스플리트이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中에서>

 

역사의 공간에서, 세상을 담은 저자의 시선은 공중전화, 해산물 시장, 형형 색색의 빨래가 걸려있는 아파트 같은 낮고 정겨운 곳을 향한다.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스플리트 한 풍경이 되어 버린 듯한 착각마저 든다.

 

-누군가 당신에게 자그레브에서 가장 많이 본 색깔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당신도 나처럼 1초도 고민하지 않고 '파랑색'이라고 말할 것이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中에서>

 

두브로브니크와 플리트비체, 스플리트 등, 크로아티아 구석구석을 돈 저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천년 고도로 불리는 수도 자그레브이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통해 크로아티아의 수도가 자그레브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나는, 책 속 사진 풍경에서 이 낯선 도시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미니열차, 공중 전화, 소화전 등 온통 파랑색으로 채색된 도시를 걷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언젠가는 꼭 크로아티아에  가보고 싶다'는 행복한 꿈을 갖게 만든다. 꼭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된 크로아티아. 언제, 마음 무거운 날, 꿈꾸던 그곳을 찾아 갈 수 있기를 마음 한 편에 따뜻한 소망으로 간직해 본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백승선.변혜정 지음, 쉼(2009)


태그:#크로아티아, #행복이 번지는 곳 , #박승선, #변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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