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심곡약천마을은 테마문화 관광지로 떠오른 곳이다. 심곡약천마을은 1680년 대제학을 지낸 후 1684년 우의정, 1687년에는 영의정까지 오른 약천 남구만의 마을이다. 조선조 인조-숙종 때 사람인 남구만은 개국공신인 남제의 후손이기도 하다. 1689년 기사환국으로 화를 입어 강릉으로 유배되어, 1689년 4월에 망상동과 인연을 맺었다. 그 유명한 남구만의 시 '동창이…'는 유배된 이듬해인 1690년 봄에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가 남구만의 나이 61세 때였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넘어 사래 긴 밭은 언제 갈려하나니
<청구영언>에 전하는 이 시는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보고, 읽어본 시이다. 이 시를 지은 곳이 바로 동해 심곡마을이다. 심곡마을은 망상역 인근에 자리한 곳으로 망상해수욕장에서 서쪽으로 2.0 km 정도 떨어져 있고, 묵호항에서 북서쪽으로 5.0 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시조 '동창이'는 세 곳에서 서로 지어졌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은 용인시 모현면으로 약천의 고향인 갈담리다. 또 한 곳은 약천의 생가인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이고 마지막으로 동해 심곡마을이다. 워낙 유명한 시이다 보니 세 곳에서 자신들 마을에서 썼다고 주장들을 한다.
이 마을에는 약천정이 있다. 약천정은 건조한지가 오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을로 들어가 우측의 낮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정자를 오르는 길 우편에는 돌담을 둘러친 곳이 있다. 모양새로 보아 마을의 제장인 듯하다. 매년 음력 11월에 길일을 택해 주민들이 모여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다. 돌로 바닥을 깐 길을 걸어 오르면 약천정이 자리하고 있다.
약천정 뒤로는 몇 그루 오죽이 자라고 있다. 주변을 둘러싼 소나무들이 정겹다. 인적은 없고 가끔씩 솔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에 오르면 절로 '동창이'하고 길게 음을 끌며 빼는 시조가락이 흘러 나올 듯하다. 이곳에서 풍광에 젖어 재넘어 사래 긴밭은 언제 갈려는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피식 웃음을 허공에 날린다. 새 한 마리가 소나무 가지에서 푸드득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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