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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일요일) 오전 11시에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에서 전국연합산행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국론통합국민운동본부(이하 '국본')'의 공지에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 심정으로 참가했다.

 

'국본'은 '친박연대'서청원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중단촉구 및 사면복권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11시경에 시작한 집회를 끝내고 '대청GH클럽' 일부 회원들은 등산객들 상대로 '서명 운동'하고 '자칭 산 깨나 탄다'는 6명이 정상 정복에 나섰다.  다들 타고 가는 케이블카를 뒤로 하고 거리상이나 시간상으로도 그렇고 그런 코스였기에 "무난하겠구나" 생각하고 올랐지만 상당히 가파른 산임을 오르며 깨달았다. 더군다나 바위로만 이루어진 산이다. 

 

대둔산은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 그리고 금산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 솟아 있는 산이다. 다른 산은 어느 정도 오르고 나면 펀펀한 길도 나오고 또 오르는 식이지만 대둔산은 초반부터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땀에 흠뻑 젖고 숨이 턱에 차 '헥헥'거릴 즈음,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 쉬어간 동심바위가 나타난다. 잠시 쉬면서 구경하고 또 쉬다가 오르다보니 금강구름다리를 건너는 갈림길에 왔다. "대둔산에서 금강구름다리를 지나치면 안 된다"고 하여 구름다리를 건너고자하니 줄을 서야할 정도로 만원이다. 등산객들 모두가 이곳을 통과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혹여나' 다리를 건너는 인원이 너무 많아 줄이 끊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허접한 생각을 하며 건넜다.

 

건너고 난 후 조금 오르니 삼선계단(127개 계단으로 된 수직계단)으로 향하는 길과 그냥 올라가는 길 갈림길이다. "삼선계단은 위험하다"는 지레 판단에 포기하고 정상으로 향했다. 드디어 도착한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878m)에는 개척탑이 우뚝 서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대둔산의 암봉과 단풍 그리고 산세는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동안 대둔산을 여러 번 왔지만, 처음으로 오른 정상이다. 일행과 정상정복기념 사진을 찍고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아이디 '제갈공명'께서 갖고 오신 소주안주다. 물오징어를 삶아 썰고 초장을 갖고 오신 것. 누군가 말했다. "와! 산 오징어다" 산(山) 정상에서 물오징어를 먹으니 '산 오징어'란 의미다. 소주 한잔 먹고 산 오징어 한 점을 초장 찍어먹으니 기막힌 맛이다.

 

산 오징어 맛에 반하고, 단풍과 기암(寄岩)의 어울림에 반한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대둔산. 산행 마친 후 3일간은 다리가 뻐근했다. 바위에 넘어질까 조심하며 오르내린 탓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둔산#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 #개척탑#산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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