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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문화활동가 미누(36·미노드 목탄)씨가 지난 23일 강제출국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26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열렸다.

 

미누씨는 지난 8일 출근길에 강제 연행되어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감 중이었으나, 지난 23일 이의신청이 기각되면서 그날 저녁 8시 50분께 네팔로 추방됐다. 이에 '미누의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17년 8개월 간 한국생활을 정리하거나 연락을 취할 시간을 주지 않고 조속하게 반인권적으로 집행한 것이 법무부가 말하는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이냐"며 "미누씨를 비롯해 한국경제와 문화에 기여한 이주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단속하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세화 <한겨레> 기획의원은 "나도 (프랑스) 이주노동자 출신으로 오늘날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참담함을 느낀다"며 "친구 미누가 18년을 산 고향 한국에서 추방될 만큼 우리 사회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회였나, 기본적인 상식이라는 법이 무자비하고 반인권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헤아릴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 체류할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7년 이상 거주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20만명을 구제하면서 다문화 사회의 정식 구성원으로 참여 시켰다"며 "이런 모습이야말로 정부에서 말하는 다문화 사회, 실용, 선진화다"고 했다.

 

또,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의원은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상태에서 일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유지될 수 있었다"며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활동인데  이를 범죄시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법무부의 처사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누씨는 지난 1992년 한국에 입국해 십여 년 동안 이주노동자로 지내다 2003년 성공회 성당 농성을 계기로 문화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 다문화 교육 강사, '스톱크랙다운(Stop crack down)' 밴드 보컬 등 활동을 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한국 다문화사회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법무부는 "17년 8개월간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고 장기 불법체류해온 자로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차원에서 강제퇴거 조치가 불가피했다"며 "미등록이주노동자 단속 추방 항의집회, 반전집회, 촛불 집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적 활동에 가담했다"고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또, 미누씨는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에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 및 집행 정지 신청'을 제기한 상태라 다음 주에 심문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법무부는 "체류질서 확립과 부당한 선례방지 차원에서 퇴거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32개 개인과 단체로 구성된 공대위와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가 함께 했으며, 공대위는 다음달 11일 '미등록체류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누,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이주노동자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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