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제10차, 2008년 10월 28일~11월 4일)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지 1년을 맞았다.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개발 욕심 때문에 갯벌이나 강, 하천, 호수, 논 습지는 그 생명력을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람사르총회 1년을 맞아 신석규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공동의장과 박완수 창원시장, 박진해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를 만나 '창원선언문' 이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말] |
박완수 창원시장은 '포스트 람사르'(Post-Ramsar)를 위해 습지인식증진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지난해 10월 말 창원에서 열렸는데, 박 시장은 세계에 환경도시 창원을 알리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창원시민들의 습지 인식은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민들의 인식은 높지 않다"면서 "창원시는 사실 물이 없는 도시인데, 공원 조성에서 습지를 많이 확보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사업(낙동강)을 추진하면서 창원권역을 포함해 밀양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에 환경단체는 창원에서도 설명회를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완수 시장은 "4대강 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창원시가 입장을 표명할 게재가 아니다"면서 "상수도 문제만 갖고 토론회를 하자고 하면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박완수 시장은 람사르총회 1년을 맞아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주남저수지 보전과 생태하천(창원천, 가음정천, 남천), 조선사업과 관련한 견해를 내놓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공업도시 창원의 이미지를 환경도시로 바꿨다"- 창원에서 람사르총회가 열린 지 1년이 지났는데, 자랑스러웠던 일과 아쉬웠던 일은?"1년 전 세계의 많은 환경 지도자들이 창원을 찾아왔는데, 창원을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던 게 자랑스럽다. 창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름답고, 녹지공간도 많다는 것을 알지만 서울사람들도 잘 모른다. 세계의 환경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찾은 뒤에 창원은 품격이 더 높아졌다. 지금까지 창원은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컸는데,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환경수도로 바뀌었다. 미흡한 점도 있다. 전체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나의 행사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국제사회의 '리더도시'로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데 부분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아쉽다."
- '포스트 람사르'와 관련해 창원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계속해서 환경수도 운동을 하고 있다. 맑고 푸른 녹색도시가 중심시책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인식 증진을 위한 교육이나 '포럼', '스쿨'을 통해 환경이나 습지에 대한 시민인식 증진을 위한 일을 해나가고 있다.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를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방문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인식증진을 위해 환경재단의 최열 대표를 초청해 기후변화와 관련한 각종 자료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총회 개최지였기에 국제적으로 창원의 환경정책을 묻는 요청이 많고, 관련한 국제회의도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 창원시의 정책 중에 람사르총회 전후 달라진 게 있다면?"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람사르총회가 습지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주남저수지도 과거보다 더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농업용수 확보가 중요했는데, 습지 자원의 인식도 중요하다는 계기가 되었다. 창원은 사실 물이 없는 도시인데, 공원 조성에서 습지를 많이 확보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대산 산업단지, 주남저수지 철새의 쉼터와 먹이활동에 장애되지 않을 것"
- 지난해 람사르총회 때 중요하게 결의한 게 논습지의 중요성인데, 특히 주남저수지 일대 논습지와 관련해 주민들과 갈등이 있기도 했다. 논습지 보전, 어떻게 해야 하나?
"저는 환경 전문가도, 습지 전문가도 아니다. 논을 습지자원으로 보전한다는 것은 인공적인 의미인데,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하려고 노력을 해왔다. 일부 엔지오(NGO)는 거꾸로 간다고 문제제기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주남저수지를 람사르총회 개최도시에 걸맞게 만들어나갈 것이다. 주남저수지 인근에는 철새 보호와 관련해 걸림돌이 되는 땅이 있는데,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매입한 땅은 철새쉼터로 만들고 습지식물을 심어 자원으로 만드는 용역도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창원시로서는 목표만 있을 뿐이고, 방법은 전문가들이 제시하고 있다. 밖에서 비판하는 단체나 엔지오도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 있으니 참여하고 토론하고 협의해 나가기를 바란다."
- 주남저수지에 있는 '목도' 등 일부 시설물에 대해 환경단체는 비판했는데?"주남저수지에 조금이라도 손을 대면 환경이 훼손될 수 있어 좋지 않게 비춰지고 있다. 가능하면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목도'인데, 설치하고 나서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창원시가 일방적으로 설치한 게 아니었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논의해 통과시켜 결정했다. 앞으로는 성급하게 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지하게 고민해서 할 것이며,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할 것이다."
- 주남저수지 인근에 산업단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환경단체에서는 주남저수지에서 500~6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걱정이 많던데?"창원 대산면 쪽에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철새가 비상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지역은 아니다. 환경단체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주남저수지에서 거리가 3km 가량 떨어져 있다. 환경부 심의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시를 통해서도 밝혔듯이, 업종이나 고도를 제한하고 있다. 철새의 쉼터와 먹이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하수도 하천 오염을 시키지 않도록 할 것이다."
- 4대강정비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이명박 대통령도 말했던데,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국의 강과 산을 개발하면 한국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평상시 개인적인 생각은 낙동강에서 매년 홍수가 나고 있어, 연례행사처럼 되어 있는 재해로부터 국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어떤 형태로든 낙동강에 대한 정비는 이루어져야 한다. 단지 방법 면에서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가정책 결정권자인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낙동강은 방제와 치수 측면도 중요하고,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기에 수질 측면도 중요하다."
"창원시민이 먹는 물과 관련된 문제, 토론 못할 이유 없어"
- 국토해양부가 낙동강에 대한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 관련 설명회를 창원에서는 열지 않고 밀양에서 열었다. 환경단체에서는 창원에서 별도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4대강사업은 국가사업이다. 정부 차원에서 그 사업을 총괄관리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창원시가 입장을 표명할 게재가 아니다. 그리고 상수도 문제만 갖고 토론회를 하자고 하면 못할 이유는 없다. 창원시민이 먹는 물과 관련된 부분은 할 수 있다. 전체 4대강 문제를 놓고 설명회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 창원시가 환경부와 함께 벌이고 있는 생태하천(창원천, 남천, 가음정천) 조성사업이 지난 여름 폭우로 시설물들이 파괴되어 중단된 채 있다. 일부에서는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이전 방식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가음정천은 연말 안으로 마무리 단계다. 일부 훼손 부분은 보완해서 연말까지 완공할 것이다. 창원천과 남천은 변명 같지만, 너무 많은 비가 순식간에 내렸다. 지난 여름 비가 2시간만에 170mm가 내렸는데, 지금까지는 1시간에 50~60mm에 맞춰 설계해 왔다. 시설물이 유실된 뒤 우리가 생태하천에 많은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엔지오(NGO)와 전문가의 견해를 따르겠지만, 하천의 주요 기능은 유수기능이다. 유수기능을 도외시 하고 인간이 접근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바닥은 인공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폭우로 파괴된 뒤 환경부와 엔지오, 전문가 등의 공동조사가 끝났기에 보고서를 토대로 설계가 되면 내년 1월부터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 생태하천사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무리 지을 것이다."
- 주남저수지나 생태하천 사업 등에 있어 전문가한테 너무 많은 의존을 하는 건 아닌지?"그렇지는 않다. 창원시가 목표를 갖고 있다. 방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잘 알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소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느슨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창원시는 방향을 뚜렷하게 갖고 있다.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하다 폭우로 파괴되었는데, 어쩌면 초기에 그렇게 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일지 모른다. 다 완공된 뒤에 그랬다면 더 큰 불행이었을 것이다."
- 창원시는 자전거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창원시의 공영자전거 무인 대여 시스템인 '누비자'를 운영한 지 1년을 맞았다. 자전거 정책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무인 대여 공영자전거 시스템을 처음 도입할 때 걱정이 많았다. 돈만 투자하고 이용시민이 적으면 어쩌나 싶어 걱정했다. 지금은 하루 이용시민이 1만 명 정도다. 폭발적인 관심이라 할 수 있다. 보람을 느낀다. 자전거 타기 홍보를 위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기도 했다. 지금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대여과정이 불편하다고 한다. 자전거 터미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야간에도 서비스가 원활하도록, 법인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앞으로 관리는 창원시가 직접 하지 않고 창원경륜공단에 넘길 예정이다. 수입과 지출 면에서도 2013년이면 균형을 이룰 것이라 보는데, 그렇게 되면 재정 부담도 주지 않을 것이다. 창원의 '누비자' 정책을 세계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울 정도로 만들 것이다."
- 창원-마산-진해-함안의 행정구역 통합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정부의 여론조사도 실시되고 있는데 견해는?"장기적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광역화에 공감한다. 창원은 지금 명품도시로 인정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폐쇄적으로 있어서는 안된다. 영역을 넓히고, 자족 도시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 100만 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진해와 마산은 항만을 갖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면 통합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