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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손길 ..
▲ 분주한 손길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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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는 뭐 해 먹지?"
"우리 거기 한 번 가보자. 지난번에 한 번 사먹어봤는데 가격도 싸고, 맛도 좋고, 반찬도 깔끔하게 만들더라. 빨리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 팔린 게 많아."

며칠 전 친구와 헤어지면서 저녁 반찬 걱정을 하는 친구를 데리고 시흥시 여성인력개발센터로 향했다.

나는 그곳에 가면 가끔 그 반찬가게(?)를 이용한다. 작은 포장에 가격도 싸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때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마음 놓고 사먹을 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사먹으면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여성가장들에게 큰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반찬 ..
▲ 반찬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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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 ..
▲ 파김치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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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1000원, 고들배기 2000원, 진미채 2000원, 부대찌개+육수 3000원 단호박샐러드 2000원, 총각김치 5000원 등 5000원이 넘는 것은 거의 없어보였다.

반찬을 고르고 있는 주부들 ..
▲ 반찬을 고르고 있는 주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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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가정 양립복지지원서비스는 직업훈련을 받는 여성, 취업구직을 원하는 여성, 취업한 여성들, 그들이 일과 가정을 잘 양립할 수 있고, 오랫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도움을 주는 주인공들이 바로 '여성가장 밑반찬 창업반'인 것이다.

이왕 그곳에 간 김에 여성가장들이 모여 반찬을 만드는 곳을 찾아가봤다.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것이 군침이 넘어간다. 마침 얼큰하고 영양가 듬뿍인 부대찌개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3명의 전문조리사들이 그날의 메뉴들을 만들기에 무척 분주한 모습이다.

한식, 양식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이석미씨를 만났다.

"4개월 교육 후 이곳에서 창업지원의 발판을 만들어 주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고요. 내 가족 먹는 것처럼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고 멸치, 새우, 다시마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반찬을 한번 사간 주부들이 또 와서 맛있다고 하면서 사갈 때, 누군가를 데리고 왔을 때 힘든 일도 다 잊어버려요." 

이은미씨는 "앞으로의 꿈은 이런 계기를 발판으로 밑반찬 전문점을 차리는 것이 소망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모두 경력단절(결혼 후 사회활동이 단절된) 여성들이기도 하다. 센터관장이자 여성가장창업 담당자인 전순애씨는 "지금은 작은 시작이지만 새로운 자리에서 창업을 하고 경제적 자립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그들이 독립적인 창업을 해도 센터에서 계속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한다.

반찬가격은 천원부터, 5천원 등 아주 싸고 다양하다. 천 원짜리 반찬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새로일하기센터에서 재료비 일부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빠르고 복잡한 세상에서  깔끔하고 맛있게 만든 반찬을 사먹을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열되어 있는 반찬 ..
▲ 진열되어 있는 반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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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반찬들 ..
▲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반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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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곳을 이용한다는 중년의 주부 ..
▲ 가끔 이곳을 이용한다는 중년의 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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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지긋한 여성이 반찬을 고르고 있었다. 그에게 "여기 자주 이용하세요?"라고 묻자 "이곳에 모면 꼭 한가지라도 사가지고 가요"라고 말한다. 젊은 주부들은 물론 살림경력이 오래된 주부들까지도 그곳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또 그 반찬가게의 특징은 싼 가격, 작은포장(남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맛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가정식이다. 그들의 시작은 미약하다. 앞으로 그들의 당당한 경제적 독립, 무궁무진한 발전으로 희망릴레이를 이어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조금은 까다로운 친구가 몇가지 반찬을 골랐다. 먹어보고 다시 이용해야겠다는 친구의 말이다. 나도 도라지와 묵반찬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남편과 둘이 먹으면 남기지 않고 딱 맞을 것 같기에.

덧붙이는 글 | 전문조리사 노동부지원 국비직업교육대상
여성가장이면 누구든지. 4개월 교육과정 전액무료
문의 전화: 시흥시여성인력개발센터 031-313~0473~4



#여성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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