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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날'에 딴지가 걸렸다. 10월 29일은 올해로 두 번째 맞는 반도체의 날. 이날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반도체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날을 기념하고 반도체 산업과 종사자를 격려하자는 취지로 2008년 제정하였다.

삼성반도체·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근로복지공단·노동부가 첫 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반도체의 날 딴지 시상식' 수상자 기념촬영 삼성반도체·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근로복지공단·노동부가 첫 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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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본사 정문 앞 기둥에 시상식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려 하자 경비 관계자들이 나와 이를 제지하였다. 이들은 칼까지 동원해 끈을 끊어버렸다.
▲ 현수막 설치 방해하는 삼성본사 건물 경비 관계자 삼성본사 정문 앞 기둥에 시상식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려 하자 경비 관계자들이 나와 이를 제지하였다. 이들은 칼까지 동원해 끈을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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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문을 벗어나 딴지 시상식을 열였다. 시상식은 때마침 점심식사를 나온 인근 직장인과 오가는 시민의 관심을 받았다.
▲ 자리를 이동해 열린 시상식 결국 정문을 벗어나 딴지 시상식을 열였다. 시상식은 때마침 점심식사를 나온 인근 직장인과 오가는 시민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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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0월 30일 오전 11시 강남 서초동 삼성본사 앞에서 모여 '반도체의 날 딴지 시상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지만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피해자는 산업재해 인정도 못 받은 채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딴지 시상식 첫 회 수상자는 삼성반도체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근로복지공단 · 노동부.
삼성반도체는 생산과정에서 발암과 생식독성 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1급 발암물질 벤젠을 사용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벤젠 사랑상'을 받았다. 역학조사 방법의 한계와 결과에서 비판을 받아왔던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기업을 짝꿍처럼 충분하게 배려했다며 '환장의 짝궁상'을 수상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백혈병 피해자에게 산재불승인을 내리고 평소 높은 수익성 달성을 위해 산업재해노동자 권리를 침해한 이유로 '묻지마상'을 챙겼다. 노동자보다는 사용자를 먼저 챙기고 복지부동한 자세로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묵묵하게 방치한 기관에게 주는 '요지부동상'은 노동부에게 돌아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산재불승인을 내린 공로로 '묻지마' 상을 받았다.
▲ 수상을 기뻐하는 근로복지공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산재불승인을 내린 공로로 '묻지마'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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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본사 앞에 전시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 선전물을 지나가던 시민이 유심히 보고 있다.
▲ 전시물 보는 시민 삼성본사 앞에 전시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 선전물을 지나가던 시민이 유심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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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가 삼성반도체에서 22명의 직업병 노동자가 발생했지만 산재승인은 전혀 없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1인 시위 중이다.
▲ 1인 시위하는 반올림 참가자. 한 참가자가 삼성반도체에서 22명의 직업병 노동자가 발생했지만 산재승인은 전혀 없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1인 시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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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노동자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특별히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자를 격려했다. 황상기씨는 "노동자가 좀 죽어야 또 다른 노동자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피해 노동자에게 돌아갔어야 할 보상금이 이건희·이재용 삶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시상식은 순탄치 못했다. 삼성본사 정문 앞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건물 경비원의 제지가 있었기 때문. 이들은 딴지 시상식을 알리는 현수막 끈을 끊고 유족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정문 앞 행사를 방해했다. 결국 장소를 이동해 시상식이 열렸지만 삼성본사 앞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일과건강>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삼성반도체, #딴지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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