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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고등학생들이 거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산청 간디고등학교 학생들이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고 적힌 고무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홍보활동을 벌였다.

이 학교 최보경 교사(35·역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불구속)되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거리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 등지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촉구하며 거리 선전전을 벌였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 등지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촉구하며 거리 선전전을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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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 학생들이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선전전을 벌였다.
 간디학교 학생들이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선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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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공소장을 변경했다. 최보경 교사가 간디학교 교재 <역사배움책3-현대사>을 만들었는데, 검찰은 당초 이 교재 속에 들어 있던 5.18광주민주화운동, 4.19혁명, 제주4.3항쟁과 관련한 내용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검찰은 일부 관련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고, 두 차례에 걸쳐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학생들은 "속보! 검찰, 공소장 또다시 변경, 무리한 기소임을 증명"이거나 "눈 가리고 입 막고 입 닫은 그대들이여"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또 학생들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보생쌤 무죄"라고 적힌 고무풍선 1000여개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또 학생들은 진주시내 차없는거리 등 2곳에서 탄원서를 받기도 했다. 탄원서는 "간디학교 최보경 선생은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었으며, 학생들은 "탄원서에 서명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와서 서명하기도 했다. 주부들이 아이 손을 잡고 와서 서명하기도 했다. 탄원서 서명운동은 최 교사가 불구속 기소된 뒤부터 간디학교 학생과 전교조 경남지부가 중심이 되어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7000여 명이 참여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를위한 탄원서를 시민들로부터 받았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를위한 탄원서를 시민들로부터 받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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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 최보경 교사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고 적힌 고무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고 적힌 고무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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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낼 탄원서에는 "최보경 선생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 교육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올바른 교육 실천 활동, 그리고 우리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교사"라며 "부디 이런 사실들을 참작하시어 최보경 선생이 더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길 탄원 드린다"고 되어 있다.

또 학생들은 "엄마! 쟤네가 우리 쌤 잡아가 ㅠㅇㅠ"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학생들은 유인물을 통해 "제발 우리 학교 역사 선생님을 구시대 악법인 '국가보안법'으로부터 지켜 주세요. 저희는 우리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우리가 계속해서 최보경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라는 내용을 담았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8월부터 매월 한 차례 진주시내 차없는거리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오고 있다. 학생들이 10월에는 촛불문화제를 대신해 거리에서 선전전을 벌인 것.

김자연(고1) 학생은 "지난 5월 광주에 가서 탄원서를 받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호응해 주셨다"면서 "그런데 진주사람들은 무관심한데, 간혹 알아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간디학교 학생들이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마스크를 쓴채 피켓을 들고 국가보안법 철폐 선전전을 벌였다.
 간디학교 학생들이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마스크를 쓴채 피켓을 들고 국가보안법 철폐 선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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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고 적힌 고무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라고 적힌 고무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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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경(고1) 학생은 "사람들이 자기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관심이 적은 것 같고, 국가보안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서 "교복을 입은 어떤 학생은 와서 '국가보안법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선 뒤 국가보안법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면서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넣어버려야 것"이라고 말했다.

박솔비(고1) 학생은 "이번에 처음으로 고무풍선을 만들어 와서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선전전을 벌이니 그래도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국가보안법은 구시대 악법으로 벌써 철폐되어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최보경 교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오는 11월 3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제12차(2차 연기·취소 포함) 공판이 열리는데 검찰 측 증인이 출석할 예정이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거리선전전을 벌였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31일 오후 진주시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거리선전전을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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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가보안법,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 #창원지법 진주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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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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