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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과부가 만들어놓은 '2009 개정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열 번에, 일곱 여덟 번은 이런 화면이 뜹니다. 이 화면은 오늘 오전에 뜬 화면입니다.
▲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 '2009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과부가 만들어놓은 '2009 개정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열 번에, 일곱 여덟 번은 이런 화면이 뜹니다. 이 화면은 오늘 오전에 뜬 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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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아래부터 교과부)가 9월 10일, 이주호 차관의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 교과부는 이후 4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시안연구를 시작으로 해서 공청회와 교육과정 시범 연구학교를 거쳐 12월말에 고시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2009 개정교육과정 홈페이지 http://curri.mest.go.kr'를 만들어서 10월 4일 정식으로 열고, 이 소식을 교과부 홈페이지 팝업창에도 띄워놓고 교과부 메일링으로도 알려왔습니다.

교과부 홈페이지 첫화면 왼쪽 중간에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알리는 팝엎창이 떠 있어서 이곳을 클릭하면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교과부 홈페이지 첫화면 교과부 홈페이지 첫화면 왼쪽 중간에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알리는 팝엎창이 떠 있어서 이곳을 클릭하면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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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메일링으로 보내온 내용입니다.
▲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 '오픈'소식 교과부가 메일링으로 보내온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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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것조차 참 어려운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

현장교사로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저는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열자마자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러나 뜨는 화면은 위와 같이 빨간 가위표에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입니다'입니다.

혹시 집 컴퓨터에 문제가 있나 싶어 학교 교무실, 교실 여러 곳에서 들어가 봤습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변 교사들에게 물어봤더니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그러길 여러 차례, 끊임없이 시도했더니 드디어 첫 화면이 뜹니다. 정말이지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반가웠습니다.

이 첫 화면을 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 첫 화면 이 첫 화면을 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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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급히 글을 올리려고 '글쓰기'를 눌렀더니, 이번에는 '실명인증' 화면이 뜹니다. 맞습니다. 국가에서 하는 큰일이니 당연히 '실명인증'을 거쳐서 '실명'으로 당당하게 의견을 올려야지요.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쓰고 '실명확인하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게시판에 글을 쓰기 위해 '실명인증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 '실명인증' 화면 게시판에 글을 쓰기 위해 '실명인증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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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나타나는 화면은 또 빨간 가위표에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입니다'입니다. 지금까지 글을 올리려고 몇 차례 시도해 봤지만, 늘 나오는 화면은 빨간 가위표에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입니다'는 화면 뿐입니다. 그러길 수십 차례, 첫 화면이 뜨지 않아 홈페이지에 아예 들어가지 못한 일도 많고, 첫화면이 겨우 떠서 글을 올리려고 해도 실명인증 확인 과정에서 또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입니다'라는 화면만 나와 지금까지 저는 한 번도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이라는 화면이 뜹니다. 그래서 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도 지금까지 한 번도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다른 홈페이지에서 이런 상황을 만나는 일이 있었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과학기술부가 만들어 놓은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연의 연속'이라고 넘겨버리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실명인증 확인'을 눌렀더니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이라는 화면이 뜹니다. 그래서 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도 지금까지 한 번도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다른 홈페이지에서 이런 상황을 만나는 일이 있었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과학기술부가 만들어 놓은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연의 연속'이라고 넘겨버리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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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저한테만 우연히 자주 일어날까요? 누구말대로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가 유독 저만 거부하는 걸까요? 그게 아님을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네 사람이 올린 글 일곱 개가 한 달간 올라 온 글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교과부 쪽에서 알리는 내용 말고 국민들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곳은 두 개의 메뉴(참여마당과 토론마당)에 연결된 모두 다섯 개의 게시판(이렇게 개정합시다/이렇게 생각합니다/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자유주제방)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된 지금까지 올라온 글은 모두 7개 뿐입니다. 그것도 글을 올린 사람은 모두 네 명 뿐이고, 그 중에서 네 개의 글이 신은희 교사가 올린 것입니다. 글을 가장 많이 올린 신은희 선생님한테 어떻게 글을 올릴 수 있었는지 물어보니, 그 분도 수없이 많은 시도를 한 끝에 겨우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접속이 안되는 것은 저 같은 일반인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글을 올린 것에 대한 교과부쪽 답변은 단 한번 뿐으로, 단 한번의 답변도 바로 이뤄지지 않고 10월7일에 올린 글에 대한 답변을 9일이나 지난 10월 16일에 했고, 그나마 다른 의견에 대한 답은 아직 없습니다. 언제 제가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보니, 답변하는 곳에 '답변 연습'이란 제목의 글이 몇 가지나 떠 있던 적도 있었습니다.

내용을 알 수 없는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

예정대로라면 12월 고시를 앞두고 있는 '2009 개정교육과정'은 9월 29일 공청회 한번 연 이후로, 그 뒤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에서조차도 9월 28일에 올린 공청회 소식이 처음이자 마지막 글로 떠 있을 뿐입니다. 또한 뻔한 교과부 주장의 홍보자료만 네 개 올라가 있을 정도입니다.

홈페이지를 연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알림마당'의 '개정일정안내' 게시판에는 9월 28일에 올린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개최 안내' 내용만 달랑 한 개 올려 놓고 있습니다.
▲ '알림마당'의 '개정일정안내' 게시판 홈페이지를 연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알림마당'의 '개정일정안내' 게시판에는 9월 28일에 올린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개최 안내' 내용만 달랑 한 개 올려 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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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교육과정을 개정한다는 것은, 단지 '개정'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과정 개정 내용이 이후 우리나라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매우 신중하게 연구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저마다 처지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교과부는 이주호 차관의 기자간담회 자료에서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과정과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도 않고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1차 시안에 대한 공청회만 했을 뿐, 이후 2차 시안완성에 대한 공청회나 의견 수렴 과정 절차가 없습니다. 겨우 1, 2개월 동안 교육과정 연구 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도 어느 학교에서 교육과정 연구를 하는지 알 수가 없고, 어렵게 아는 이를 찾아 수소문해서 연구학교를 찾아 해당 학교에 물어보니 모든 내용이 비밀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밀어붙이면서 '내용은 알려줄 수 없지만, 의견 수렴은 한다'고 하더니, 유일한 의견수렴 창구인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 상황을 보면 토론은커녕 의견을 올리기조차 힘들게 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인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과학기술분야를 함께 다루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만들어놓은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의 부끄러운 모습과 내용이, '2009 개정교육과정'과 대한민국 교육과학기술부가 내세우고 있는 교육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현재 '2009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학교현장 의견을 제시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써서 올리는 방법입니다. 교과부쪽이 오마이뉴스는 빠짐없이 보는 모양입니다.



태그:#2009개정교육과정, #2009개정교육과정홈페이지, #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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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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