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이주여성의 보금자리, 다문화 가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다문화가정을 따뜻한 시각으로 조명한 사진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28일부터(11월 3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전시되고 있는 허현주(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작가의 <Yes, We are - 우리도 행복한 한국인입니다>전은 국내에서 보금자리를 튼 국제결혼 이주여성 가족들의 행복하고 환한 모습들을 프레임에 담았다.
물론 아직 다문화가정을 이방인의 시각으로 싸늘하게 바라보는 사회 시선도 있지만, 우리 문화 환경에 적응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다문화가정도 많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내국인들에게는 일상(문화)생활이지만 우리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에게는 서툰 일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작품을 통해 느끼게 한다. 특히 이들의 서툰 삶을 따뜻함과 행복한 시각으로 그려줌으로써 '가족과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각인시킨다.
전시된 20여점의 작품들은 작가가 서울 구로, 충북 옥천과 보은, 경북 안동, 경기 용인, 충남 천안 등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는 국제결혼 이주여성, 다문화 가정을 찾아다니면서 행복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촬영했다.
손영자 한국여성사진가협회 회장은 "작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같은 민족이라는 입장에서 우리문화를 익히고 우리와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진매체를 통해 따뜻한 시선을 가지게 했다"면서 "다큐멘터리작가로서 10년이 넘은 세월을 사회 소외된 곳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일관된 작업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허 작가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사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즐겁고 생기 넘치는 모습들을 사진에 담았다"면서 "모든 사진들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서울 구로의 '당신과 함께 있으면'과 충북 보은의 '딸과의 대화', 경북 안동의 '가족사진' 등을 촬영할 때가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8일 오후 오프닝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허현주 작가는 이주여성들이 부정적인 모습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20년 전 미국 뉴욕 있을 때 결혼한 한국이주여성들이 고통 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 대한민국 여성으로 살기위해 결혼이주여성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에서 본 한국이주여성처럼 생활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보듬고 가르쳐줘야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나온 이들의 소식은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보다 부정적이고 어두운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그들의 어두운 모습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좋은 모습으로 시작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작품을 통해 가족, 이웃, 우리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한다."
이어 건배사를 한 이순심 갤러리 나우 대표는 "주옥같은 작가의 작품들이 굉장히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현주 작가의 사진 작업노트이다.
"언제부터인지 내나라 대한민국에도 구경을 넘나드는 인구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떠나는 인구에 비해 밀려오는 인구는 조금씩 늘어가고 있음이 역력하다. 국제결혼이주여성, 이젠 전국 곳곳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역사적으로 바라볼 때 사실이미 오래 전부터 단일민족은 아니었음에도 우린 때로 그녀들의 결혼이주 덕분에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피부, 눈동자 그리고 머리카락의 색이 유사했기에 우리 스스로를 단일민족으로 쉽게 포장할 수 있었을 뿐이다.
세계 어디서나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은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처럼 그녀들의 삶이 모두 그렇게 불행한 것인가? 왜 갈등과 고통만이 그리고 많이 표출되는 것일까? 나는 이곳 대한민국에서 그녀들의 삶이 평탄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러기에 이번 작업은 결혼이주여성들의 행복한 삶이었다. 왜냐면 그녀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국민이니까...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세비스티앙 살가도(Sebastian Salgado)의 말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허 작가는 중앙대(학사)와 동대학원 사진과(석사)를 졸업했다. 93년 미국으로 건너가 Syracuse University(MA-Photojournalism)에서 수학했고, 2008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94년 'Lover and Care'전(미국), '95년 '소외된 아이들'(한국)전, 2002년 '빼앗긴 세월'(한국)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여러 차례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현재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사진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여성사진가협회 이사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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