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번 지나간 시간은 어찌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머문 시간이 귀중하고 소중한 것이다."

 

지금 머물고 있는 시간, 바라보고 결코 잊지 못할 시간 등 소중한 시간들을 앵글에 담아 표현한 그룹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서울 조계사 불교중앙박물관 1층 '나무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 그룹 '도사모(도전하는 사진가들의 모임)'의 '시간'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할아버지와 사진(김재원), 2년&인연(김정수), 망각의 시간(박성준), 남산-추억을 말하다(박숙은), 순환(송주영), 어머니의 시간(오영철), 개미마을-흔적의 시간을 찾다(이용일), 존재의 시간(임석빈), 편지에 시간을 담다(최길용), 삼고의 시간(최선호) 등 각각 테마에서 알 수 있듯 전시작품(사진)들은 잠시 시간을 멈춰 놓았다.

 

'할아버지와 사진'을 전시한 김재원씨는 과거와 현재가 같은 공간속에서 나타나지만 불확실한 미래의 무언가가 그 안에서 함께 일어났을 때 생기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표현했다.

 

'순환'을 전시한 송주영씨는 인간은 끊이지 않고 실타래처럼 엉켜 삶과 죽음, 또다시 삶으로 반복 재형성되는 순환과정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어머니 시간'을 출품한 오영철씨는 어머니의 상처는 많은 시간 속에 관심 없이 묻혀왔다는 것을 프레임에 노출시켰다.

 

최길용 씨는 '편지에 시간을 담다'를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편지에 대한 추억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사진을 전시한 도사모(도전하는 사진가들의 모임)는 2003년 3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던 근디스트로피 장애를 가진 故 이현준 열사에 의해 태동했다.

 

그해 12월 지하철 7호선 내방역에서 장애를 가진 5명의 아마추어사진가들이 첫 번째 전시회를 가졌다. 2005년 2월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에서 '사진으로 만나는 도사모'전을, 2006년 5월 인사동 gallery RAMER에서 '가족을 이야기하다-남의 집 너머로 듣는 잔소리'전을, 2007년 11월 gallery grau에서 '도사모 기획'전을 열었다. 첫 번째 전시회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그룹전을 열었지만, 이후 2008년까지 장애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도사모 기획전에 참여했고 매년 그룹전을 열고 있다.

 

도사모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소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과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해 오고 있다. 나만의 시간과 색깔을 사진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임석빈씨는 도록 에필로그를 통해 "오랜 시간 익숙해져 있는 시간의 이미지를 관찰하고 채집하고 그저 순순하게만 바라보고 지나쳤던 대상들을 나름대로 시간적 의미를  갖고 기록했다"면서 "이번 기회는 또 다시 나를 예민한 감성으로 이끌었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을 지도한 정준모 지도교사는 "사진에 있어 시간을 잠시 묶어둘 수는 있지만 변화시킬 수는 없다"면서 "이번 작품들은 그런 시간들을 앵글 안에 담아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사모를 태동시킨 故 이현준 열사는 장애로 인해 카메라를 들어 눈에 앵글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출장을 통해 카메라 액정을 움직여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이후 카메라를 구입해 무릎에 올려놓고  액정을 돌려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촬영하다보니 사진공부가 필요했고, 사진을 좋아하는 모임이 필요하게 돼 '도전하는 사진가들의 모임'을 태동시키게 됐다.


태그:#장애우와 비장애우의 모임 도사모, #도전하는 사진가들의 모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