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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남 법무부장관은 2일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부동산 취득 경위와 구입자금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고 법리 검토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들에게 "검찰에서 효성그룹 일가의 부동산 거래 5건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의혹의 당사자들을 직접 조사하라"는 일부 의원들의 주문에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귀남 법무, 5건의 부동산 거래 확인보고... "법리검토 병행"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3남인 조현상 효성 전략본부 전무가 미국 LA·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하와이에서 고급주택과 콘도 등을 구입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이 보고한 5건의 부동산 거래 내역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은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450만 달러 주택과 180만 달러 콘도를 구입했다. 조 사장은 자신이 설립한 펠리칸법인 명의로 샌디에이고 소재 빌라 2채의 '8분의 1' 지분을 각각 47만 5000달러에 샀다. 또 조현상 전무는 하와이에서 262만 달러의 콘도를 취득했다. 

 

이 장관이 국회에 보고한 5건의 부동산 거래 내역에는 효성의 해외법인인 효성아메리카가 회사자산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소재 주택 1채를 조장래 전 효성아메리카 LA지사장에게 무상양도한 것도 포함돼 있다.

 

이 장관은 "검찰에서 부동산 거래 관련자료 등을 확보해 조현준, 조현상 등이 미국 소재 주택, 콘도 등 부동산 5건을 위와 같이 거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현재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위 부동산들에 대한 취득 경위, 융자관계 등 구입자금 내역, 관계자들의 출입국 및 해외 거주기간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법리검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검찰 수사상황을 전했다.

 

이 장관은 "추가 확인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하나 최대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법리검토 등을 진행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효성 일가의 부동산 거래내역 '사실' 인정한 점은 진전된 모습"

 

하지만 이 장관이 보고한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부동산 거래 내역은 이미 언론과 블로그 등에서 확인한 것으로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다. 특히 이 장관은 해외부동산을 구입한 자금의 출처 등에는 "확인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춘석(전북 익산갑, 민주당) 의원은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재산 관련 부분을 수사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며 "검찰에서 특별하게 조사한 결과를 보고한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박영선(서울 구로을,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의혹을 제기하면 '알아보겠다'고만 답변했는데 이번에 부동산 거래 내역을 '사실'이라고 인정한 점은 진전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검찰이 효성그룹 일가의 해외부동산 구입과 관련 내사번호를 정식으로 부여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장관이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법리검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해외 부동산 취득의 불법성 여부를 따진 뒤 계좌추적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순형(비례대표, 자유선진당) 의원은 "의혹의 당사자들을 조사하는 게 빠르기 때문에 당사자들을 빨리 불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지만, 이 장관은 "철저하게 수사하겠다" 또는 "새로운 혐의가 나오면 수사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유선호 위원장 "효성 비자금 사건에 추상같은 법집행 이루어져야"

 

한편 유선호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사건의 경우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도중 새로운 의혹이 언론에서 계속 제기되는 등 국민적 관심사로 급부상했다"며 "효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는 정치권력에 눈치를 보지 않는 엄정한 사정집행의 표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대통령의 친인척이라 하여 검찰의 칼끝이 무뎌진다면 우리나라의 공정한 법집행은 사라질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에 대해 검찰의 추상같은 법집행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태그:#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이귀남, #국회 법제사법위, #유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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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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