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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난 뒤에 고구마 밭에 많은 버려진 고구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구마를 캔 다음에 이삭줍기까지 했는데, 또 저렇게 많은 고구마들이 있었다니. 묻혀있던 고구마들이 비가오니 흙이 씻기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땅이 질퍽거려 들어가지는 못하는데 저 많은 고구마들을 다 어찌할까?

 

"애고, 저거 아까워서 우짜노? 다 줏아다가 짐승이라도 먹였으면 "

 

지나는 할머니 한 분이 마냥 아까운 듯 쳐다보고 계시다. 저 정도면 두 가마는 족히 나올만한 양이다. 그런 많은 양의 고구마들이 버려져 있다.

 

 

가을걷이는 농사꾼들에게는 일년 간의 피땀 흘린 댓가를 받는 계절이다. 그러나 요즈음 농사를 짓는 분들의 이야기는 한 마디로 '불편하다'라는 것이 대답이다. 일 년동안 고생하고 농사를 지었어도 수매가는 지난 해보다 더 낮아졌으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건비도 오르고 비료값도 올랐는데, 수매가만 낮아진다응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것 뿐인가? 가을철에 시골 길을 가다가보면 여기저기 버려진 무우며 배추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판로가 마땅치 않은 농사꾼들은 밭채로 팔아버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유통구조가 저런 모습을 만들어 낸다.

 

농사꾼들이야 저런 짓 못하지. 아까워서라도 다 걷어가

그저 저런 모습에 익숙해진 듯 한 모습들이다. 하기야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으니 가져가보았자 팔 수가 없다. 버려진 고구마를 하나 들고 눌러보았다. 물컹하다. 이래서 버려진 것인가 보다. 또 다른 것들을 몇 개 눌러보았다. 단단한 것들도 있다. 그 중 몇 개를 들고와 쪄보았다.

 

 

멀쩡한 고구마들이 버려진 이유를 잘은 모른다. 하지만 이왕이면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수확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버려진 것들에 대한 값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물고 있을테니 말이다.


태그:#고구마, #가을걷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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