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풍기읍의 차암(車巖) 금계리(金鷄理) 지역은 조선 중기 이후 민간에 성행했던 국가운명, 생민존망(生民存亡)에 관한 예언서이자 신앙서인 정감록(鄭鑑錄)에 나오는 십승지지(十勝之地) 가운데 으뜸으로 알려진 곳이다.
조선의 유명한 참서(讖書) 가운데 하나인 정감록은 당시에 유행하던 여러 가지 비기(祕記)를 한 곳에 모은 것으로, 참위설(讖緯說), 풍수지리설, 도교 사상 등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책이다.
특히 금계리 지역은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金鷄抱卵)'형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풍기는 소백산 아래에 있는 산골마을이지만 풍수지리상으로도 길지가 가지고 있는 좋은 조건을 전부 가지고 있다.
3봉 2수의 길지 조건인 소백산의 도솔봉, 비로봉, 연화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원천과 금계천이 풍기읍을 관통한다. 또한 하천을 끼고 넓은 들판이 있어서 기본적인 식생활에 있어서도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형이다.
그래서 인지 정감록을 보고 소백산 아래의 풍기읍 금계리 지역에 터를 잡고 살면 가뭄, 홍수, 전쟁, 기근 등의 피해를 피할 수 있다고 하여 구한말부터 정감록을 보고 찾아온 이들이 많다. 길지라서 그런지 외지인도 많지만, 교회나 절도 많다.
또한 인구 1만 5천 명 정도의 소읍임에도 불구하고 금계리와 이웃한 교촌리 지역에는 풍기향교를 비롯하여 풍기북부초등, 금계중, 경북항공고, 동양대학이 자리를 잡고 있어 이곳을 떠나지 않고도 초등학교에서부터 박사과정까지 공부가 가능한 특별한 지역이기도 하다.
소백산과 태백산을 끼고 있는 영주시 인근에는 특히 정감록에 나오는 길지가 많은 편이다. 풍기의 금계리를 비롯하여 봉화군 춘양면 석현리의 소령고기(召嶺古基), 예천군 용궁면의 금당실, 영월군의 정동상류(正東上流)지역인 상동읍 연하리 지역을 들 수 있다.
그만큼 태백산과 소백산이 재앙을 막아주고, 낙동강의 상류지역이지만 수량도 풍부하고 터가 넓은 곳이기에 가능한 지역이다. 특히 풍기는 주세붕 선생의 지도하에 인삼을 국내 처음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곳이며, 정감록을 보고 북에서 내려온 이주민들을 중심으로 인견직조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도 웰빙 옷감으로 풍기인견이, 건강과 장수를 위한 농산물로 풍기인삼은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정감록을 보고 풍기에 온 사람들과 그들의 후손들은 지금도 풍기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농업과 장사, 가내수공업 등으로 일가를 이루며 살고 있다.
풍기지역은 영주시 전역 가운데에서도 인삼과 사과 재배는 물론 인견 직조 등을 통하여 소득이 높은 편이며, 일찍이 외지에서 이곳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교육열도 높아 풍기초등학교의 경우 100년이 넘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외지인에 대한 배타성도 적은 편이다.
따라서 상당히 열려있는 지식인들이 많으며, 지역발전을 위해 손발을 걷어 부치고 일하는 일꾼들이 지역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편이다.
설립 100년이 넘는 풍기인삼농협이나 영주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를 잡은 풍기인삼과 영주사과 등을 주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풍기농협, 산삼 및 홍삼, 인삼 등을 가공하는 비트로시스 등의 기업과 공장도 많은 편이다.
아울러 풍기온천, 소백산, 죽령옛길, 희방사 옛길, 희방계곡, 희방폭포, 비로사, 희방사, 삼가 저수지, 금선정 등 관광과 휴식을 겸한 볼거리가 많고, 풍기인삼, 영주사과, 생강 도너츠, 냉면, 영주한우, 인삼갈비 등 먹을거리도 많은 곳이다.
최근에는 웰빙과 휴양을 동시에 즐기려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2시간 30분 거리의 풍기읍에 새롭게 자리를 잡고 노후를 대비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주말별장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