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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부부가 30kg이 넘는 참게를 자루에 담아 운반한다. 사전에 부탁한 곳으로 보낸다고 한다.
 서씨부부가 30kg이 넘는 참게를 자루에 담아 운반한다. 사전에 부탁한 곳으로 보낸다고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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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제방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작고 아담한 한강의 마지막 포구인 김포시 하성면 소재 전류리 포구가 보인다.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한강 하구의 맨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포구를 이용하려는 일반 시민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강 해안을 경계 근무하는 해병 군부대 초병에게 출입허가나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출입이 가능했다고 한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가 있다.

전류리 포구에서는 참게, 숭어, 농어, 황복, 웅어 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황복과 웅어는 4~5월경에 많이 잡으며 이곳에서 잡히는 어획은 주로 수도권 등에 공급하여 소비하고 있으며 특별히 지역주민들의 알음알음을 통해 전화로 주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예약 판매도 하고 있다.

"10월 중순쯤이 참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시기예요. 이때쯤은 일주일 정도는 하루에 70kg 이상을 잡을 때도 있었어요. 500kg 가까이 잡곤 했지요. 그 후로는 15, 10, 5kg 정도 대중없이 잡힌답니다. 요즈음은 지금 담고 있는 이것이 3일 동안 잡은 거예요. 한 30kg 정도는 될 것 같네요. 20kg은 이미 주문받은 거라서 바로 배달해야 합니다."

이웃 주민이 부탁했다는 참게를 아내가 준비해온 봉투에 담던 서승석(47)씨가 두 마리가 한 몸이 되어 묘한 모습을 하고 있는 참게를 보여주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3일동안 잡아서 보관해둔 참게 저장창고에서 서승석(47)씨가 자루에 옮겨 담고 있다.
 3일동안 잡아서 보관해둔 참게 저장창고에서 서승석(47)씨가 자루에 옮겨 담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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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부부가 참게를 자루에 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참게다리에 물리기때문에 재빨리 옮겨야 한다고 한다.
 서씨부부가 참게를 자루에 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참게다리에 물리기때문에 재빨리 옮겨야 한다고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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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를 하고 있는 참게 도통 떨어질 기미가 안보인다.
 짝짓기를 하고 있는 참게 도통 떨어질 기미가 안보인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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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가 넘는 높이에서 떨어졌는데도 그대로 껴안고 있다. 종족보존 본능이 강한 녀석들이다.
 1m가 넘는 높이에서 떨어졌는데도 그대로 껴안고 있다. 종족보존 본능이 강한 녀석들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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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들이 지금 뭐하고 있는 줄 아세요? 2세를 위해서 짝짓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여간해서는 잘 떨어지질 않아요. 우리가 보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남세스럽게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이놈들도 종족보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허허허…….짝짓기가 끝나면 살던 곳을 떠나 바다로 내려간 뒤 이듬해에 알을 낳는다고 합디다. 알에서 부화한 유생은 다시 민물로 올라와 이곳에서 자라 우리의 밥상에 오르지요."

"모양새가 참 거시기 하네요." 아저씨의 걸쭉한 입담에 맞장구를 치며 "언제쯤 떨어지나요?" 했더니 "글쎄요~ 게 맘이지요" 한다. 저장탱크 가장자리에 놓여있던 한 쌍의 참게가 1m가 넘는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그래도 떨어지질 않고 껴안고 있다. 대단한 참게다.

참게는 향이 독특하다. 부부가 작업을 하는 근처에 서 있는 나에게도 참게 특유의 향이 폴폴 풍긴다. 오래전 어느 음식점에서 먹어봤던 참게장이 떠올라 입안에 군침이 돈다. 잘 숙성된 참게장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어 봤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즐거운 대화가 오가고 있는데 통통거리며 김영식(55)씨의 고깃배가 포구로 들어온다. 김씨도 역시 부부가 함께 참게 잡이를 한다. 새벽부터 작업을 했는데 참게를 4kg정도를 잡았다고 한다.

참게를 잡아온 김영식(55)씨와 아내가 배에서 참게를 내리기위해 준비중이다.
 참게를 잡아온 김영식(55)씨와 아내가 배에서 참게를 내리기위해 준비중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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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식(55)씨 부부가 새벽부터 시작하여 5~6시간 동안  잡은 참게다.
 김영식(55)씨 부부가 새벽부터 시작하여 5~6시간 동안 잡은 참게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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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흰머리를 하고 계시는 분이 참게를 사기위해서 내발산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셨다는 유명환(74) 어르신이다.흥정을 하고 있다.
 오른쪽 흰머리를 하고 계시는 분이 참게를 사기위해서 내발산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셨다는 유명환(74) 어르신이다.흥정을 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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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가 한참 많이 잡히는 10월 중순에는 밤낮이 없어요. 미리 연락을 하고 찾아온 사람이 있어 전달하고 다시 그물을 거두러 가야 합니다. 아내가 배에서 내리지 않고 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밤에도 참게 잡이를 할 때가 있답니다."

김씨의 손놀림이 바쁘다. 사전 부탁 전화를 했다는 분들이 찾아와 흥정을 하고 덤으로 한 마리만 더 달라며 실랑이를 한다. 참게 값은 1kg에 2만 원이고 암게만 골라서는 4만 원이란다. 참게를 사려고 내발산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셨다는 유명환(74) 어르신께서 참게를 보시더니 한 말씀 하신다.

만족한 흥정이 오갔는지 다음에 또 오겠다며 환한 웃음으로 담소를 나눈다.
 만족한 흥정이 오갔는지 다음에 또 오겠다며 환한 웃음으로 담소를 나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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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아 조용하고  아담한  김포시 하성면 소재 전류리포구다.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아 조용하고 아담한 김포시 하성면 소재 전류리포구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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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논에 참게가 많이 살았지.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참게를 잡았던 기억이 생생햐, 잡아서 간장참게장도 하고 회로도 먹었다우, 매운탕도 혔는디. 지금은 각종 공해로 인해서 논에서 참게가 살수 없게 되었자너~ 그래서 참게가 귀한 몸이 되었지 뭐여~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것이 묘한 매력이 있다니께, 그때를 생각하믄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어.  선장에게 미리 연락해 두었지. 참게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나는구먼, 할멈이 매운탕을 참 잘 끓였지~ 할멈이 해주던 간장참게장도 그립네그랴~ 이제는 혼자 먹으니께 1kg이면 충분햐."

참게는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렸을 만큼 최고급 식품으로 전해져오고 있으며 참게에는 단백질 중의 필수 아미노산이 비교적 고르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발육기의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은 식품이라고 하니 가족들의 입맛도 붙잡고 영양도 챙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태그:#참게, #전류리포구, #참게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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