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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긴장한 탓인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수능시험을 앞둔 딸은 마음을 졸이다 깊은 잠을 못 잤는지 아직도 꿈나라에 있습니다.

6시 40분, 평소때와 마찬가지로 아침밥을 먹는둥마는둥하고 시험장으로 향할 준비를 합니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때처럼 해. 아빠가 오늘은 기도 많이 해줄께."

 

시험장으로 향하며 물었습니다.

 

"오늘 친구들 누구누구 기도해줄까? 아빠가 영빨이 짧아서 너무 많으면 안되니까 서너명만 말해봐라."

 

그러자 딸은 친한 친구 이름 네 명을 대면서 자기들만 위해 기도하라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시험이라는 것이 기도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노력으로 되는 것임을 아는 것이겠지요.

 

시험장주변은 그리 혼잡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구절 '오늘 선배님 샤프가 신들렸어요~!'가 보입니다.

딸 아이를 들여보내고 출근하는 길, 고3 수험생이었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딸이 고3 수험생이 되었으니 세월이 느리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은 여러 매듭이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그 여러 매듭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을 매듭짓길 바랄뿐입니다. 그 한 매듭을 짓는 일을 위해 너무 고생한 이땅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매듭을 짓고나면 한 숨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잠시라도 수능으로 인해 힘들어했던 모든 일들을 다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태그:#수능시험, #제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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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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