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0여 명의 회원이 적게는 3000원부터 많게는 10만 원까지 매달 성금을 내 5년 동안 22억 원 가량을 모아 소아난치병환아 63명한테 지원해 준 단체가 있다. 경남 김해에서 만들어져 전국적으로 알려진 생명나눔재단(이사장 박정수)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4년부터 구성, 각종 모금운동 성과 거둬
생명나눔재단은 2004년 7월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어 그해 9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다빈 양 치료비 지원을 비롯해 이듬해부터 난치성 희귀병을 앓던 김나영, 장동인, 김가연 군 치료비를 지원해 왔다. 조선족 최려나 양을 돕기 위해 '민족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가 있으면, 한 두 달 동안 모금운동 기간을 정해 온라인 모금을 비롯해, 하루주점(찻집)을 열고 길거리 모금운동도 벌이며, 공연행사도 연다. 이같은 모금운동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며, 기업체도 참여한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63명의 생명을 위해 치료비 등을 지원한 것이다. 치료를 받던 도중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일도 벌어지는데, 그러면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남아 있는 돈을 다른 어린이를 위해 내놓기도 했다. 사랑이 또다른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아암·희귀난치아동 지원사업에 대해, 이 단체는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매년 수천명의 아이들이 소아암과 희귀난치병으로 소중한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며 "재단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역사회와 함께 지기 위해 연대하여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생명나눔재단은 '빈곤 아동 지원사업'과 '꿈 찾아 떠나는 꾸러기 캠프', '행복한 돼지', '긴급생계비·치료비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빈곤아동의 건강하고 건전한 발달을 위해 위가가정 문제를 지역자원과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돕고 아동들이 미래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복한 돼지'도 호응이 높다. 일종의 돼지 저금통 분양사업이다. 매년 학교나 단체, 기업 등과 연계해 돼지저금통을 나눠주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함께 모여 돼지저금통을 열어 모금하는 것이다. 행복한 돼지를 통해 마련한 기금은 빈곤아동들의 교육·문화·급식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또 있다. 장애아동 지원사업을 벌인다. 장애인 인권보호 활동과 장애인 직업 재활교구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홀로 서는 엄마 학교'라 하여 장애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지원사업도 중요하다. 이 단체는 "독거노인의 외로움에 동행합니다"는 구호를 내걸고, '느티나무 사랑채'와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느티나무 사랑채'는 발신콜센터로, 자원봉사자가 매일 안부전화를 통해 노인들의 안위를 살피고,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하여 일상적인 생활을 돕는 독거노인 보호시스템이다.
"지역사회 든든한 공동체 만들기"
생명나눔재단은 12일 저녁 김해 소재 장신대학교에서 창립 5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과 이유갑․허좌영․신영옥 경남도의원, 김영립 김해시의회 의장, 정영두(민주당)․김근태(민주노동당)․이천기(민주노동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정수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5년 전 가난과 절망을 겪으면서 의지할 곳 없는 이웃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재단이 되고자 출범했다"면서 "그동안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소외된 이웃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치병으로 고통 받던 아이들을 돕는 것으로 시작해, 많은 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든든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1360여명의 기부자와 자원봉사자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 지원 없이 공동체가 만드는 기쁨과 자산을 큰 감동으로 느껴 왔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공동체를 추구하는 시민과 함께 미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한 걸음 걸어가게 되었다"면서 "눈에 보이는 큰 외형을 지향하기보다는 작은 것을, 이웃에게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정철 목사는 "일본 동경에 임페리얼 호텔이 있다. 기초를 다지는데 2년이 걸리고 지상을 세우는 데 2년이 걸리자 많은 사람들이 비난했다. 그런데 1952년 동경대지진 때 그 호텔 안에는 기물 하나 파손되지 않았고 어떤 생명도 손상되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삶에서 생명을 나누고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게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심이 없으면 그 사회는 무너지게 되고, 장래에 그 개인의 재산이며 집안은 몰락하게 된다"면서 "나폴레옹이나 히틀러를 존경하지 않는다. 그들의 마지막이 왜 좋지 않았나. 그들은 생명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최후가 비참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 기초다"고 강조했다.
또 최 목사는 "삶의 기초에 관심을 가질 때 가족과 사회, 나라가 복을 받게 되어 있다. 도시든 공동체든 기초가 된 사람이 공동체를 맡고 지도자가 될 때 번성하는 것이다"며 "재단이 창립되어 5주년이 된 것은 우리 사회의 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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