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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뜰 수 있을까요?"
"걱정하지 마."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었다. 예약이 되었고 모든 준비는 끝났다. 출발만을 남겨두고서 바람이 분다고 하여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한편으로 날씨는 걱정하면서 전주에서 출발하였다. 바람 부는 것이 마음을 붙잡고 있었지만,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을 풍광이 이내 기분을 바꿔주었다.

신시도를 떠나며
▲ 새만금 앞바다 신시도를 떠나며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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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간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달리니, 이내 군산이었다. 새만금 지역의 제방 안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바다를 가로막은 제방 안은 광활하였다. 민족의 대역사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잘 닦여진 도로를 질주하는 기분은 최고였다. 걸림 없이 달릴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었다. 새만금이 우리의 미래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시도.
이제는 섬이 아니다. 제방 공사로 인해 육지가 되었다. 신시도의 항에 도착하니, 작은 배는 진즉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차가웠다. 당당한 엔진소리를 들으면서 바다의 한 가운데로 나갔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지고 있는 김 양식장이었다. 거대한 바다 목장이었다. 바다가 사람을 먹여 살린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방향
▲ 둥대 방향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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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이내 관리도 앞으로 다가갔다. 이곳에 낚시대를 드리우면 금방 고기가 낚여진다는 선장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낚시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더욱 더 그랬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낚시를 해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선장의 설명을 잘 듣고 낚시 바늘이 두 개가 달리 낚시를 바다에 던졌다.

"어! 이상하다. 뭐가 걸렸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이내 실소한다. 낚싯줄을 넣자 마자 고기가 걸렸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낚싯줄이 배의 어느 부분에 걸렸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낚시에 시선을 돌렸다. 낚싯줄을 잡고 있는 나 자신이 생각해도 고기가 걸렸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망할 것도 없이 미끼를 갈아 끼우기 위해 줄을 계속 잡아당겼다.

처음의 기쁨
▲ 삼식이 처음의 기쁨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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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걸렸다."
삼식이었다. 삼식이라고 불리는 가시가 많은 고기가 낚시에 걸려 있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낚인 고기를 보면서 함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기를 바라본 동료들도 부러움의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 것은 틀림없는 고기였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낚아본 고기를 바라보면서 믿어지지 않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독특한 장례 문화
▲ 초분 독특한 장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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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처음은 무엇이나 설렘이다. 처음이 있기에 세상은 살맛이 난다. 처음의 기쁨이 없다면 인생은 정말 고되고 팍팍한 고생길이다. 그러나 처음의 기쁨을 맛보게 되면, 걸어가야 하는 길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다. 처음으로 나에게 걸린 삼식이는 분명 운이 나쁜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기쁨으로 다가왔다.

관리도 앞 바다
▲ 갈매기 여유롭고 관리도 앞 바다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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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2 시간 동안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처음의 기쁨도 사라졌다. 바람은 불고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배 위에서 체감하게 되는 추위는 상대적으로 심각하였다. 온 몸이 떨렸다. 그 때 다시 낚여진 고기가 한 마리 더 있었다. 낚시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시간이고 기다리다가 낚여지는 고기를 잡으면서 희열을 느낄 수 있으리라.

섬을 지키는
▲ 할미 바위 섬을 지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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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선유도의 민박집에 여장을 풀게 되니, 따뜻해서 좋았다. 비가 올 것이 걱정이 되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바닷바람에 언 몸을 따뜻한 방에 녹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저녁밥을 먹고 여흥이 시작되었다. 마당에서는 고구마를 굽고 술잔을 부딪치며 가을밤의 낭만을 즐겼다. 신선들이 놀았다는 선유도에서의 가을밤은 그렇게 깊어지고 있었다.

자연의 신비
▲ 천공 자연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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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닷가로 가자."
누구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흥에 겨워 모두가 동의하였고 몽돌의 해안가로 달려갔다. 구름이 끼어 있어서인지, 밤하늘에는 별 하나만이 외로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몽돌을 밟으면서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였다. 선유도의 해안가에서 별을 바라보며 즐기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마음을 이어주는
▲ 다리 마음을 이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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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걱정한 대로 비가 내렸다. 그러나 걱정한 것처럼 많은 비는 내리지 않았다. 축전지로 달리는 작은 자동차를 타고서 섬의 둘러보았다. 장자교, 할미 바위, 초분 등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광을 즐겼다. 섬과 섬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들이 아름다웠다. 섬 안에 발전소가 있어 섬사람들이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섬과 섬을 이어주는
▲ 다리 섬과 섬을 이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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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선들이 놀았다는 선유도에서 가을 낭만을 만끽하는 여행이었다. 점심을 먹고서 다시 배를 타고 신시도로 나왔다. 신시도에서 자동차로 다시 새만금 갑문을 찾았다. 갑문의 어마어마한 모습에 감탄사를 터뜨렸다. 우리의 발달된 기술에 감탄하였다. 가을의 선유도 여행은 내가 신선이 된 것 같아 좋았다. 가을에 섬 여행도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春城>

기다리는
▲ 해안가 기다리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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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



태그:#산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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