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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 친노인사들이 대거 세종시 예정지를 방문, 원안사수를 위한 모든 역량을 모아 싸워나가기로 결의했다.

 

17일 오전 10시 연기군청 대회의실에서는 '행복도시 원안 추진을 위한 비상대책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대표인 '시민주권'이 참여정부 시절 행정도시건설에 참여했던 장차관 및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법안을 이끌어 냈던 17대 국회의원들과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문재인, 김두관, 유시민, 안희정, 이용섭, 김진표, 이광철, 윤승용, 김진애, 이치범, 김태년, 복기왕, 박범계, 유기홍, 이은희, 조재희, 김만수 등 참여정부 인사와 최병선 전 행복도시추진위원장, 이민원 전 균형발전위원장, 양승조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과 선병렬 대전시당위원장, 이상선 행정도시무산저지충청권비상대책위 상임대표, 조선평 연기군사수대책위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유한식 연기군수의 환영인사로 시작됐다. 유 군수는 "실향의 아픔과 이산의 고통에 시달려온 세종시 예정지 주민들이 또 다시 기약 없는 겨울을 지내야 하는 것 같아 참으로 가슴 아프다"며 "우리 8만 연기 군민들은 원안 외에는 다른 대안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주민들의 기대와 염원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이해찬 "국가는 개인의 정부가 아니다"

 

이어 인사말에 나선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행정도시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의 가혹한 수사로 죽음의 벼랑으로 내밀었던 이명박 정권이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균형발전 정신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는 개인의 정부가 아니다, 국가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채택된 법률을 승계해서 이행해야 한다"면서 "행정도시 불이행은 충청도민 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하고 나쁜 전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종시를 '국가백년대계'라고 말했는데, 백년대계를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트려 국가의 말을 사람의 말로 듣지 않게 된다"며 "세종시가 무너지면 혁신도시와 국가균형발전이 모두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세종시가 차질 없이 예정대로 원안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우리가 마음을 합하여 이겨내는 결의를 다지자"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인사말에 이어 이용섭 전 참여정부 건교부장관의 '참여정부의 행복도시 추진경과'와 양승조 국회의원의 '행복도시 정치권 합의과정 경과' 보고가 이어졌다. 또한 이민원 전 균형발전위원장과 최병선 전 행복도시추진위원장의 '세종시 백지화 및 수정시도 문제점'이라는 주제의 발언이 이어졌다.

 

안희정 "이명박 정권, 폭군·패륜·반동의 정권으로 기록될 것"

 

그러자 이번에는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주 충남을 돌면서 주민들을 만났는데 주민들의 한결같은 소리가 '사람이 한 입 갖고 두말 하면 되겠는가, 기가 막히는 일이다'라는 게 충청도 민심 이었다"며 "이명박 정권이 우리 모두를 기막히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안 최고는 "이명박 정부는 일부 언론을 동원해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민심은 이미 당신의 정부를 탄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시골 어느 장터를 돌아다녀도 이명박 정부를 신뢰 있는 정부라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부는 끊임없이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과 지방 등 갈라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갈라놓고 있다"며 "이 정권은 역사의 폭군정권으로, 패륜정권으로, 민주주의 반동의 정권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부끄러움 모르는 정권, 국민이 심판한 것"

 

이번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나섰다. 유 전 장관은 우선 "여기에 오면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단식을 하면서 투쟁하고 계신 연기군민들에게 '세종시'를 잘 지켜내지 못해 정말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운은 뗐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행해 "대통령이 무엇보다 유념할 문제가 부끄러움을 다시 아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통령이다, 참모들도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특임장관이 얼마 전 라디오에 나와서 '대통령이 명품도시 만들겠다고는 했지만 원안추진을 약속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원안을 약속한 게 12번이나 된다, 맹자 말씀에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쁜 정치 중에서도 가장 나쁜 정치가 국민과 다투는 정치다,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이 섬기는 대상이지 마음대로 부리는 건설회사 직원이 아니"라며 "국가를 사유물처럼 운영해 간다면 반드시 국민이 심판한다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은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유 전 장관은 정운찬 국무총리에게도 한마디를 던졌다. 그는 우선 "대학은사이고 존경하는 분"이라며 "특히, 미국에도 귀국해 가르친 첫 제자 중에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판단이 잘못되어 총대를 멨다면 할 수 없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원안대로 하자고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안 된다고 하면 사임을 하시라"면서 "그것이 국가를 위해서 그리고 제자들을 봐서라도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충고했다.

 

김진애 "노무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이어 김진애 국회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면서 "가장 먼저 제발 노무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모든 것을 지우려고 하는 것, 즉 ABR(Anything But Rho) 그것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두 번째 이제는 더 이상 서울시장이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명심하라"면서 "끝으로, 이제는 제발 법치, 곧 국회를 존중해 달라, 위법, 탈법, 편법, 좀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지방을 이간질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백해무익한 소모전을 하루빨리 그만두어야 한다"며 "약속을 지키는 길만이 갈등을 종식시킬 유일한 대안"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 행복도시를 직접 추진한 당사자로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세종시 무력화 시도에 맞설 것 ▲ '비상대응체계'를 꾸리고 원안 관철 때까지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 ▲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염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행정도시 사수에 나설 것 등을 결의했다.

 

한편, 이에 앞서 이들은 연기군청 광장에 마련된 연기군민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위로했다. 또한 회의를 마친 후에는 행정도시건설청과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보상대책위원회를 방문해 주민의견을 청취하면서 이날 모든 일정을 마쳤다.


태그:#세종시, #복기왕, #이해찬, #참여정부인사, #유시민, #연기군, #김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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