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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채 전라(全裸)로 연극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던 '논쟁'이 20일 송죽씨어터(구. 송죽극장)에서 막이 올랐다.

 

서울 대학로에서 전석 매진의 기록을 달성했던 연극 논쟁이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진 가운데 지방공연으로는 처음으로 보수적인 지방 대구에서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구 공연을 성사시킨 김종성 대표(고도예술기획)는 "대한민국 신극 100년사에 획기적인 작품이고 파격적인 작품이어서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대구에서 유일하게 초청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연극 '논쟁'에 대해 "이번 작품은 예술성이 뛰어나고 다루기 힘든 전라라는 힘든 부분을 미학적이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고 평을 했다.

 

'전라', '누드'라는 단어만으로도 연극에 대한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이슈가 되고 있는 연극 '논쟁'에 대한 관심들은 높은 편이었다.

 

이번 작품은 이미 프랑스 대표작가 마리보(P.Marivaux)에 의해 오른 그의 대표작 '논쟁'이 국내에서 새롭게 선을 보인 셈이다.

 

화제의 연극인 '논쟁'은 18세기에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에 대한 미묘한 심리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극단 서울공장에 의해 지방공연으로는 처음으로 열린 연극 '논쟁(연출 임형택)'은 약 60분간 1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해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갈등구조,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에 이르는 감정의 묘사들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2쌍의 남성과 여성이 성인이 된 후 서로에 대해 느끼는 원초적 본능 그리고 사랑, 그리움, 이별, 갈등 등을 구음이나 피아노 연주 등으로 연극에 대한 분위기를 더 한층 고조시켰다.

 

관객들도 처음에는 숨죽인 듯 연극을 지켜보면서도 점차 공연이 중간쯤 이르자 곧바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함께 온 사람들과 잡담까지 주고 받을 정도라면 우리가 생각했던 그 옷벗음에 대해 그라지 낯설음이나 서먹 서먹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연극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 연출가는 '전라'라는 옷 벗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우리의 겉치레를 벗지는 것이  중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공연에도 지역에 속한 연극인을 비롯한 공연기획사 대표들이 대거 참가해 관람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연인들을 비롯한 솔로, 부부에 이르는 관람객들의 다양한 계층이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을 관람했던 고한동(회사원)씨는 "전라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면서 "이번 연극에서 보인 실험정신이 돋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인 김수빈(가명)씨도 "특별히 전라라는 것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공에서 보여준 전라가 그렇게 야하지도 않고 외설적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연극에서 보여준 남자와 남자의 우정, 여자와 여자 사이에서의 미묘한 질투 등이 잘 묘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연출을 맡은 임형택 연출가(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선정성이나 옷을 벗는다는 것에만 화제(관심)가 되는 것이 아닌 작품 자체에 대한 내용이 사랑받고 비판받는 풍토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임 연출가는 "벗는다는 팩트 자체가 한국에서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당혹스럽기도 하다"고 언급하면서 "이제는 벗고 안 벗는 것이 문제가 되고 화제가 될 정도로 우리 사회가 진부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29일까지 약 15일간 송죽씨어터에서 이어지며 23일과 29일 5시 공연(평일 8시, 토 4시, 7시 30분, 일 2시, 5시)을 쉰다.

 

연극 '논쟁'의 출연 배우로는 윤길, 윤채연, 최규화, 이은주 외 7명의 배우들이 마치 에덴동산에서의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을 속삭인다.

 

연극 '논쟁'은 이미 서울에서 3차 앵콜 공연까지 이뤄졌고, 대구 공연을 계기로 점차 다른 지역으로의 지방공연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번 공연은 20세 이상의 관람객(주민등록증 필참)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공연 중 동영상이나 사진촬영 금지를 위해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 정시에 연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여유 시간을 갖고 극장에 입장하는 센스도 중요하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안내 및 정보는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09008034#TabImg) 혹은 423-8810으로 전화연락하면 된다.


태그:#논쟁, #연극, #서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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