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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재판 중인 산청 간디학교 교사(최보경)의 무죄를 알리기 위한 학생들의 열 한 번째 촛불 문화제가 21일 밤 진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소설을 하루 앞둔 매서운 겨울 밤바람을 맞으며 진행된 촛불문화제는 진주시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진주시청 앞에서 진행되었다. 추운 날씨로 인하여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는 여름과 비교하여 적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았다. 지나는 행인들 역시 탄원서를 많이 작성해 주었다.

 

특히 이날 촛불문화제는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의 참석이 높았다. 가깝게는 산청에서부터 멀리서는 인천에서 오신 학부모는 자유발언 시간에 검찰의 기소철회를 강하게 주장하였다.

 

최보경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사건은 지난해 2월 24일 '국가보안법 위반 및 이적혐의'로 산청간디학교 최보경 교사의 집과 학교에 압수수색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어 3월부터 간디학교 졸업생들이 <최보경 선생님을 위한 간디학교 졸업생 대책위원회>의 이름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성명서와 학생들이 쓰는 <달리는 청춘 달리게 하기> 코너에 원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또한 역사동아리 '역사사랑'이 주최하는 <국가보안법 바로 알기> 행사를 진행 하였다. 재학생들은 <우리는 우리의 선생님을 잃기 싫습니다.>라는 성명서를 식구총회에서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간디학교 재학생 전원(114명)이 서명을 하였다. 

 

이후로 학생들은 목요일마다 무죄를 상징하는 <위한 흰 옷 입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이 릴레이로 점심을 굶는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 릴레이 단식은 11월 20일자로 210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간디학교 학생들은 거리로 나왔다. 진주시 '차 없는 거리'에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방학을 비롯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달마다 한 번씩 열렸다. '국가보안법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촛불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문화제는 방학을 제외하고는 달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준비로 열리고 있다.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호섭 교사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 남몰래 외쳤던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낭송하며 현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였다. 이어서 김중희 중앙고등학교 교사는 "간디학교 학생들은 우리들의 스승"이라며, "학생들의 노력으로 표현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유 발언 시간에 말 하였다.

 

김유진(긴디학교 3년) 학생은 "국가보안법이 처음에는 나만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회의 문제였다"며, "국민의 행동을 탄압하는 것이 진보한 사회가 아니라는 증거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우리가 왜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면서 "선생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강조하였다.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자 지난 일년간 촛불문화제 사회를 맡았던 김찬욱 학생은 이른바 은퇴 공연을 보여 주었다. 학생들은 "빨간색만 보면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요. 어떡하죠? 그대 빨갛지 않은데 왜 그대 생각만 날까요?"라는 노랫말을 합창으로 부르며 국가보안법을 조롱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 년 반의 시간 동안 한가지 사건으로 한 사람에 대한 문화제를 열면서 노랫말을 만들고 행사를 기획하는 고통에 대하여 짧게 드러내며 쓴 웃음을 지어내게 했다.

 

한편 국가보안법 관련 최보경 교사의 13차 공판은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날짜와 같은 12월 1일에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열린다.


태그:#국가보안법, #긴디학교, #최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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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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