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나는 2000년 <오마이뉴스>를 창간하면서 보수언론8 : 진보언론2의 구도를 5:5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것이 언론계의 민주주의뿐 아니라 사회의 민주주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09년의 판세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연속특강 두 번째에서 80여명의 수강생에게 던진 질문이다. <오마이뉴스>와 휴머니스트 출판사가 공동기획해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 강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민주주의 특강'에서 오 대표는 "2009년의 언론상황은 그 어느때보다 보수세력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나라를 움직이는 3대권력은 정치권력-경제권력-언론권력이다. 노무현 시대는 보수 경제권력과 보수 언론권력이 협력하고 이들이 진보 정치권력과 불화했다. 이명박 시대는 3자의 강고한 보수연대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디어법 개정과 조중동 방송만들기 시도는 그 3자연대의 가장 대표적 사례다."

'보수언론5 : 진보언론5' 구도는 가능할까?

그렇다면 강화되고 있는 보수언론의 장벽을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오 대표는 이날 <시민참여저널리즘, 주류언론에 도전하다>는 제목의 특강에서 "기존의 진보언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다.

"언론기관으로서의 진보언론들(경향,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시사인 등)은 정체되고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발전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들이 판 자체를 흔들만한 급성장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어보인다. 이들은 우선 자립적 수입모델을 만들어 '건강한 현상유지'를 이뤄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해내는 전략을 만들어가야 한다."

오 대표는 이들 진보언론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쪽은 '실핏줄 언론'들이라고 강조했다.

"실핏줄 언론이 희망이다. 실핏줄 언론은 동네신문, 지역소식지, 개인블로그, 카페 등 온오프라인에서 1-5인 정도가 (의도적, 비의도적으로) 운영하는 아주 작은 규모의 언론이다. 이들의 입이 곧 미디어다. 특히 인터넷공간을 활용한 이들의 '입소문' 영향력의 총합은 기존 보수언론의 힘을 능가할 때가 많다. 2008년 촛불 때 경험을 보라. 출판, 영화, 스포츠 시장에서 이들의 입소문의 힘을 보라."

오 대표는 "이런 실핏줄 언론들이 효과적으로 연대할 때 언론계의 참여민주주의의 확장을 가져오고 보수언론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는 힘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핏줄 언론을 만들어내는 실핏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으로는 '깨어있는 시민'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표현으로는 '행동하는 양심'이다. 관건은 연대다. 실핏줄 언론이 각자 의 역할만 할 때 그 한계는 명백하다. 실핏줄 언론들끼리, 실핏줄 언론과 진보언론기관들이 어떻게 크고 작은 연대의 네트워킹을 만들어갈 것인가? 그 답을 찾는 것이 8:2를 5:5로 만들고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길과 연결돼 있다."

인터넷공간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려면?

오 대표는 이날 강의에서 인터넷 공간이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제대로 기여하려면 다음 4가지의 '간단치 않은 질문들'에 제대로 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첫째, 인터넷에서의 더 많은 참여, 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가? 더 나아가 더 높은 행복지수를 참여자들에게 보장하는가?

오 대표는 그래서 "책임있는 참여, 신뢰있는 참여, 대안있는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상근 편집자들에 의해 일일이 검증하는, '비용이 드는 시스템'을 유지해오고 있는 것도 그런 참여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 인터넷과 시민참여저널리즘은 민주주의 진전에 반드시 필요한 무거운 질문들(세계화, 양극화, 비정규직, 저출산, 남북통일, 기후변화)에 어느 정도 답할 수 있나. 재미, 속보성, 생생함, 아기자기함 그 너머에 있는 것들까지도 챙길 수 있나?

오 대표는 "그 무거운 질문들에 인터넷공간의 진보언론들이 제대로 대답하지 않을 때 '또 하나의 냄비언론'에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셋째, 신천지인 인터넷 공간은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기존의 정치권력, 경제권력에 포섭되어 그들을 강화시켜줄 것인가?

오 대표는 "이명박 정권 들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인터넷공간을 자기들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면서 "그래서 진보언론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4개월 전부터 10만인클럽을 만들어 월1만원을 내는 유료독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서 "현재까지 6천여명의 독자가 참여했는데 이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넷째, 민주주의(정치)세력과 민주언론은 서로 '신명'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오 대표는 "민주주의(정치)세력이 위축되면 민주언론도 위축된다"면서 "두 세력이 신명을 주고받을 때 서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해 <오마이뉴스>와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모금을 했을 때 불과 11일 만에 5억원이 모였다, 그것은 신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최근에 친일인명사전이 편찬되는 '승리'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실핏줄 언론이 되십시오"

오 대표는 "신명은 어디에서 나오나?"라고 질문을 하면서 "반대에서 나오는 신명은 짧고, 대안건설에서 나오는 신명은 길다,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에서 10만인클럽을 모집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자립적 수입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고 '공부하는 10만명'을 조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동안 10만인클럽 특강 등을 통해 1천여명이 함께 공부했다, 이들이 한 사람당 10명씩, 그들이 또 다른 이들 10명씩 배운 것을 나눠준다면 공부하는 10만명이 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확장하려면 여기저기에서 작은 승리 사례를 만들어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수강생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실핏줄 언론이 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표현한대로)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나는 월간 <말>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1988년부터 최고의 언론민주화운동은 대안언론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왔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더러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면서 '하다못해 담벼락에 욕이라도 해라'고 하셨는데 각자의 영역에서 대안언론의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민기자가 되고, 블로거가 되고, 지역신문 참여자가 되어 실핏줄 언론의 역할을 한다면 보수언론의 장벽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마친 고3생과 어머니 함께 수강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4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1인 미디어, 주류 미디어의 깃발을 내리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진보적 매체의 방향에 대해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김학무씨는 "실핏줄 언론의 연대가 승리를 가져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설인성씨는 "여권에 대항해 진보대연합, 민주대연합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거대언론에 맞서 진보언론 대연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8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민주주의를 배우려는 열망을 표출했다. 참석자 중에는 갓 수능을 본 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오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 보고 싶다"는 선생님들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회사 동료들이 함께 강연을 듣기도 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강의실을 메웠다.


#오연호#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민주주의#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