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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천안시가 추진해 온 신방동 시영 임대 아파트 건립 사업이 사업 방식 변경으로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임대 아파트 건립 사업이 또 다시 지연되면서 천안지역 저소득 주민들의 임대 아파트 부족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 2005년부터 시영 임대 아파트 건립 추진

천안시 전경 모습. 서민들의 주거 불안정 해소를 위한 임대 아파트 대기 수요가 좀체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천안시 전경 모습. 서민들의 주거 불안정 해소를 위한 임대 아파트 대기 수요가 좀체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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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는 신방동 323-1번지 일원 1만304㎡에 30년 시영 임대 아파트를 짓기로 2005년 7월 결정했다. 2006년 10월에는 이곳에 371억원을 투입해 2010년 12월까지 60㎡ 1백52세대, 80㎡ 1백60세대 등 총 3백12세대 규모의 임대 아파트를 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7년 8월에는 투.융자 심사도 마쳤다.

2007년 2월에는 성무용 천안시장이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정책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을 약속했다.

이처럼 시영 임대 아파트 건립 사업은 한동안 속도감을 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07년 9월 시가 직접 건립하는 방식에서 대한주택공사(주공)에 토지를 매각, 건립키로 방침이 바뀌면서 한차례 사업이 지연됐다. 2008년 10월 시는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주공측에 토지 매각을 원안 가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토지매각을 위해 사업부지의 지구단위를 변경했다.

당초 천안시는 올해 3월 주공측과 부지매각 계약 체결 뒤 9월에는 시영 임대 아파트 건립 공사를 착공한다는 방침이었다.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더라도 처음 시영 임대 아파트 건립 사업시 발표된 사업 완료 시점보다는 1년여가 늦춰지게 된다.

그러나 사업은 더 미뤄지게 됐다. 천안시에서 건립 부지를 매입해 시영 임대 아파트를 건립키로 협의한 주공측이 몇 달 전 거절 의사를 통보한 것.

천안시에 따르면 주공측은 토지공사와 합병 후 자체 내 사업부지 물량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신방동 부지를 매입해 임대 아파트를 건립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지난 9월 시에 통보했다.

주택공사와 합병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방동 임대 아파트 건립 사업에서 발을 뺌에 따라 천안시는 시가 다시 직접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 건축과는 사업방식 변경에 따른 용역 발주에 필요한 경비를 내년도 시 예산안에 편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천안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2010년도 예산안에는 관련 사업비가 책정되지 않아 당장 내년도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 시 건축과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천안시 재정 여건상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저소득 주민 임대 아파트 입주, 하늘의 '별 따기'

없어서 겪는 서러움의 강도로 따지자면 '집 없는 서러움'도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 1% 부자들은 수십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시장에는 미분양 아파트들이 넘쳐 나지만 서민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넓은 평수는 아니라도 이사갈 걱정 덜고, 집 주인의 전세금 인상 독촉에 시달리지 않으며 가족들과 옹기종기 살고 싶은 것이 서민들의 오랜 바람이지만 천안에서는 실현하기가 요원하다.

지난 10월말 현재 천안에는 주공 6단지와 7단지 2곳에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영구 임대 아파트가 있다. 1994년 신축된 주공 7단지에는 12평형과 13평형에 9백84세대가 살고 있다. 1990년에 지어진 주공 6단지 14평형에는 5백4세대가 거주한다.

영구 임대 아파트는 저렴한 임대 보증금에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들은 한결같이 입주를 고대한다. 올해만 해도 주공 6단지 영구 임대 아파트에는 1월부터 10월까지 85명이 입주를 신청했다. 주공 7단지에도 1백97명이 신청했다.

작년 말까지 누적된 입주 신청자 수를 합산하면  주공 6단지 6백69명, 7단지 1천6백41명 등 입주 대기자 수가 2천3백10명에 달한다. 가구 수를 감안하면 약 1만여명의 저소득 주민들이 임대 아파트 입주를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셈.

입주 신청은 해 놓았지만 이들이 실제 입주를 하기에는 오랜 기다림이 수반된다.

주공측에 따르면 6단지 영구 임대 아파트 14평형은 신청 후 입주까지 평균 8년. 7단지 12평형과 13평형은 각각 7년, 9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시가 건립을 계획한  임대 아파트가 원래 의도대로 2010년 말 완공된다면 입주자 대기 해소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사업방식 변경으로 현재는 이 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

지난 27일 천안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천안시의 조속한 영구 임대 아파트 건립을 주문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이명근 시의원은 "천안시에 미분양 아파트가 많지만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천안에 영구 임대 아파트가 해마다 증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장기수 시의원도 "주거안정은 사회복지의 기본"이라며 "적극적인 정책제안으로 주민들이 안정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상석 시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임대 아파트 건립은) 국가에서 건설 물량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하기에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51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시영임대아파트, #주거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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