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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 21세기 '참살이'의 터전으로 부각되면서 한옥전문기관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우리 전통 주거형태가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질환의 치유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그 체험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한옥마을 대표 한옥인 학인당. 이곳에서 숙박체험 및 공연관람이 가능하다.
▲ 학인당 전주한옥마을 대표 한옥인 학인당. 이곳에서 숙박체험 및 공연관람이 가능하다.
ⓒ 이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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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볼 때 수백 채의 한옥으로 유명해진 전주한옥마을에 관련 전문시설 하나 없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옥이 좋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 특성과 장점을 체계적으로 교육 체험케 하는 것은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한 일이었다. 실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한국전통문화아카데미에서도 한옥 관련 수업은 가장 호응이 좋은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그러나 준비 과정이 매우 복잡하여 상설공간이 없는 현재로서는 일반 관광객을 위한 체험교육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최근 전주시가 한옥마을 2단계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한옥학교'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학교가 한옥 관련 전문기능인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왕의 타 지역 한옥학교와는 분명한 차별성을 견지해야 한다.

우선 신개축을 원하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문적 자문을 해주는 역할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한옥 때문에 겪은 그 동안의 고초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제대로 지켜나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신ㆍ개축 과정에서 업자들과의 갈등으로 또 다른 마음고생에 시달리는 이 곳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할 일이다.

또 하나, 다양한 형태의 미래형 한옥에 대한 전문적 연구를 통해 그 전범을 마련해나가는 일도 주문하고 싶다. 한옥마을의 집들은 도시형 한옥으로의 장단점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를 보완하여 우리나라 다양한 지형에 걸맞은, 편리하면서도 생태 친화적 특성을 최대한 살린, 21세기형 한옥의 모범적 모형들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브랜드 사업'이 추구하는 일상화, 산업화, 세계화를 한옥 분야에서 실현시켜나가는 길이다.

이들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반인들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이 전문기관이 떠맡아야할 중요한 일. 목조건축이 갖는 탁월한 온실가스감축효과 및 짜마춤 공법의 기능적, 미학적 장점 등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통해 한옥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지속적인 연구와 체험교육을 통해, 서부신시가지나 혁신도시, 아니면 새만금지역에 미래형 한옥마을을 건설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나가는 일. 그러나 그것은 내일 일이고 당장은 전주시가 최근에 확보한 코아아울렛 건물에 한옥상설체험공간을 확보하여 급증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이 급하다. 더불어 한옥아카데미 등 단기간의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도. 그래야 명실상부한 '한옥의 마을'로 거듭날 수 있지 않겠는가!
첨부파일
SSL12666.JPG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옥, #전주, #전주한옥마을, #전통문화, #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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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곳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마이유스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살기좋은 전주의 모습을 홍보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가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보내주는 음악편지도 연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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