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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사이트에 올라온 해당기사 이미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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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사회면에 소송과 관련한 기사가 떴다. 서울 메트로와 여교수간의 긴 악연을 줄거리로 한 소송사건이다. <동아>를 비롯한 각 신문사를 포함해 YTN 등까지 보도 대열에 가세했다.

'수도권 대학에 재직 중인 한 교수가 서울지하철 홈페이지에 500여 차례나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다 법적 대응을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는 내용이었다.

민원인이 글을 올리기 시작한 시점은 2004년 8월부터. 소를 제기한 측은 지난 10월 28일, 민원인이 더 이상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민원신청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민원신청금지 가처분신청 제기한 서울메트로노조

확인한 결과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는 서울메트로가 아니라 압구정역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과 노동조합이었다. 원고 대표로 이름을 올린 김광배 메트로 노조 3호선 중부지회장은 여 교수의 과도한 민원을 문제 삼았다.

김 지회장은 "압구정역에서 3년을 근무한 적이 있다. 발령 받고 가니까 선배들이 이 민원인을 조심하라고 말들을 해줬다. 그동안 과도하게 민원을 제기한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노조에서 일할 때, 노조원들이 왜 노조는 조합비를 받으면서 조합원들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만 있느냐고 말해 중앙에 말하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교수님을 몇 차례 만나 고충을 토로한 적 있다. 하지만 만나고 난 후 한달이 채 안 가 다시 글을 올렸다. 본인 이름뿐만 아니라 가족 이름까지 올리면서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소송제기와 관련 "교수님을 괴롭히려는 의도는 아니다. 조합원들이 힘들어 하니까 조합간부로서 대표 원고로 들어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정상적인 민원 제기에 대해 과잉반응 한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지회장은 "회사 간부들이 아침에 출근하면 새로운 민원이 제기된 것은 없는가 가장 먼저 살핀다. 한번 민원이 제기되면 그 일을 마무리하기까지 당사자들은 경위서 작성 등으로 시달리게 된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또한 "연말에는 경영성과 평가 등에서 민원항목 감점을 당하게 된다. 한두 건이면 이해를 하겠지만 500여 건에 이르는 민원제기는 과도한 것이다. 칭찬글이든 항의성 글이든 원치 않으니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말라는 뜻에서 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 "나는 잘못 없다, 악성 민원인 아니다"

서울 A대학 정보통신과에 재직 중인 김아무개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강하게 항변했다. "악성 민원인이 아니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것일 뿐이고 칭찬할 것은 칭찬했다"는 항변이었다.

김 교수는 또한 일부 언론이 2004년경 자신이 무임승차로 적발되면서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김 교수는 "관련 자료도 다 가지고 있다. 나는 무임승차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오보임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문제가 크게 되는 것을 전혀 원치 않는다"면서, "압구정역이 복잡해 부정승차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고객의 소리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체 500여 건 남짓한 글 중에서 100여 건 정도는 직원을 칭찬한 글"이라며 자신은 악성민원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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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가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민원글 최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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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 교수가 서울 메트로 '고객의 소리'에 올린 글 중 상당수는 직원을 칭찬하는 글이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올린 글 제목을 검색한 결과 지난 5월 2일에는 '전철역 신형 기기들의 첨단적 기능에 감동 받았습니다'라는 글을, 4월 22일에는 '고객의 불편사항도 경청하는 수서승무사업소 감사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김 교수의 지적에 대해 운전팀 김광수는 "지하철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의 근무태도에 대해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각종 불만사항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지난 6월 5일 김 교수는 '전철 냉방문제, 반드시 정비팀으로 부서지정 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자신이 승차한 열차 냉방상태와 관련 "두 열차 모두 냉방 상태가 불량하여 50여 분 동안 이용하면서 불편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되면 그러한 냉방시설 열차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3호선은 대부분 탑승하면 시원한 느낌을 받는데 4호선 열차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4호선 열차 냉방 성능을 잘 정비하십시오"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가 지적한 내용에 대해 정비팀 이미정씨는 역추적한 결과 문제 차량을 확인했다면서 "미지근한 바람이 나온다는 고객님 말씀을 토대로 냉매보충을 추가하도록 지시하였다." "다른 차량은 정확한 차호번호를 알 수 없어, 전량 일제 점검하였다. 온도세팅치 및 냉매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냉매가) 부족한 차호의 경우 추가 보충하였다"고 회신한 바 있다.

누리꾼 반발 "민원 많다는 이유로 거부할 권리 없다"

김 교수와 메트로측간의 불편한 관계가 기사로 알려진 가운데 소송을 제기한 메트로 측의 처사가 잘못 되었다는 지적글이 서울메트로 '고객의 소리'에 오르고 있다.

자유게시판인 '고객의 소리에' 글을 올린 고재형씨는 "김 교수의 행동.. 백번 천번 이해 합니다"면서 "김 교수 탓하기 전에 지하철 공사가 먼저 변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항의했다. 그는 "문제가 자꾸 생기면 공사도 규정에 뭐가 문제인지 승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20세기를 살아가는 서울메트로의 자세"라며 일침을 가했다.

같은 게시판에서 교통안전참여본부 변동섭 본부장 또한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준수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원인의 민원제기에 대해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크게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변 본부장은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국민(민원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사안으로서 각성하여야"한다면서 시민의 법률상 권리를 지적했다.

그는 메트로 측은 '민원이 많다는 이유로 민원을 거부할 권리가 없는 점', '민원인이 수년동안 500여 건이나 민원을 제기하도록 민원관리가 충실하지 않은 점', '민원인에 불만이 있다고 민원인의 근무처에서 시위를 한 점과 시위를 위하여 민원정보 무단유출 혹은 무단사용한 점' 등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변 본부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위 사안에 대해 어떻게 고치고 재발방지를 할지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의하여 서면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