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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화보집에 18살 한국모델이 발탁되었다는 얘기 들어보셨겠지요. 한국 법으로는 미성년이군요.


'그라비아'라고 불리는 이 화보집은 오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 화보집을 받아들인 것인데요, 일본에서는 소녀들의 비키니 사진부터 노골적인(매우 특이한 일본의 검열법 아래에서) 성인물까지 내용이 아주 다양하지요.

이 소식이 발표된 여파로, 요즘 무슨 일이 생기면 으레 그래 왔듯이 그 소녀의 신원이 인터넷에서 빠르게 번져 나갔습니다. 이에 따른 악영향으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외설적인 댓글들이 폭발적으로 달렸다고 합니다.

거기에 화보집 제작사 대표가 사람들에게 악플 다는 것을 그만두라며 글을 남겼다는 것이 참 놀랍고도 아이러니한 일 아니겠습니까. 흐뭇한 얘기 아닌가요? 거의 벗은 미성년자의 외설 사진을 찍어서 꽤 잘 알려진 성인 화보 시리즈로 내도 괜찮다고 결정하고 나서, 자신의 '예술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성적인 생각을 사람들이 입 밖에 내자 놀라 버렸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 말이죠.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하고, 누드 사진도 아닌데 너무 꽉 막힌 생각을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제 의견도 살짝 덧붙여 볼까요.

이 문제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입장:

저는 자유주의자이며 사람들은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 없이 자기 일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연히 정부의 검열은 아주 최후의 수단으로 오직 최악의 상황에서만 실행되어야 하겠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특정 다수의 개인적 취향이나 선택이 모두를 위한 법이 되어 버리겠죠.

그 소녀가 어떤 종류의 사진을 찍을 줄 미리 듣고서도 하고 싶어했다면, 그건 자유로운 개인 선택에 불과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18살은 보통 성에 관련된 일을 시작하기에 어린 나이가 아니기도 하고요. 비키니나 속옷 차림으로 사진을 찍기엔 당연히 어린 나이가 아니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입장:

첫째로, 한국 법에 따르면 18살은 아직 미성년자로, 성인 영화 등 여러가지 종류의 '유해 매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받게 되어 있습니다. 누드 사진이 아니면 화보집에 참여는 할 수 있지만, 단순히 '미성년자'라는 타이틀 때문에라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화보집의 사진은 누드는 아니지만, 명백히 외설적입니다.

어린이 수영복 카탈로그의 사진에 비교하자면, 화보집의 사진들은 보는 이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찍힌 것들입니다. 수영복 카탈로그라 해도 어떤 사람들에겐 비슷한 작용을 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어쨌든 그를 목적으로 찍힌 사진이 아니지요.

이 차이를 인정한다면 미성년자 보호법이라는 처음 시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럼, 보호라는 것이 미성년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걸까요(아마도 특정 경우엔 적용되지 않겠지요- 진찰 받으러 병원에 간다고만 생각해도 좋은 예가 되겠죠), 아니면 아이들을 성적인 목적의 이용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걸까요?

여기서 최근 미디어에 보도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지독하게 강간을 당해 평생 후유증을 갖게 된 8세 아이의 이야기가 널리 보도된 데 이어, 오늘 또 31세 청년이 8세 아이를 강간하여 형을 확정 받았죠. 많은 사람들이 미성년자를 성적 판타지나 흥분 대상으로 보여주는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지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아동 성폭행 수치가 실상은 신고된 것보다 훨씬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성적 학대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데, 한국에서는 피해자들이 적절한 법과(아이들은 학대를 당한 후에도 여전히 부모의 보호 아래에 살게 되지요) 당국(한국 경찰은 강간 신고를 별 것 아닌 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의 보호를 거의 받지못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양쪽 시점에서 모두 살펴보니 많은 이들이 처음 생각하는 것보다 명확하게 결론이 날 법한 문제가 아니군요. 양쪽 모두에 적절한 근거가 있지만, 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는 쪽입니다. 불법은 아니라도 성인의 성적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런 식으로 미성년자(몇 살이든 법에서 정한 나이의)를 보여준다는 것은 상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잡설로:

최근 전체적으로 미디어에서 여성이 비쳐지는 모습을 보면, 특히 광고(소주 광고라고 말해야 하나요?)나 뮤직 비디오에서는 더더욱,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남자들의 취향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좀 지나치게 상세해지는 것 같긴 하지만, 아주 예쁜 얼굴이지만 비교적 밋밋한 가슴의 부끄럼 많은 수줍고 순진한 여자에서 큰 가슴의 어려보이는 여자로 트렌드가 바뀌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쩐지 이 변화가 한국에서 '섹시'라는 단어를 그대로 받아들인 때 즈음부터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그 단어의 의미를 자체를 받아들여 매력적인 여성의 조건을 귀여움에서 대체하도록 되었든지요.

덧붙이는 글 |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 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하다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www.stelence.co.kr)'을 설립하여 수출입 사업에 종사중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쓰기 시작한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이다.



#그라비아#화보#미성년#착한#글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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