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송인 김제동이 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이랑 씨어터에서 열린 '노 브레이크' 콘서트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이 5일 오후 서울 대학로 이랑 씨어터에서 열린 '노 브레이크' 콘서트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선대식

관련사진보기


다음 중 누가 막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 막말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은 방송인 김구라.
2.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구라의 퇴출을 거론한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겠지만, 바른 말 사용자 1위인 방송인 김제동의 선택은 후자에 가까운 듯 보인다. 김제동은 5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자신의 라이브 토크 콘서트 '노 브레이크(No Brake)'의 첫 번째 공연에서 "언어는 소통의 수단으로 쓰여야지, 인간을 가로막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막말 여부는 듣는 사람이 판단해야.. 무조건 퇴출하자고 하면 안돼"

그는 "말은 영혼을 옮기는 수레로, 말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상처를 주는 칼날이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보듬는 배려가 될 수 있다"며 "막말 여부는 듣는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무조건 퇴출하자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제동은 "한이 서린 지역인 전라도에서는 시, 시조, 판소리 등과 함께 욕이 발달했다"며 "이는 욕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서민들의 유일한 저항 수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말과 언어에는 그 시대를 담고 있기에 어떤 말이든 중요한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욕보다도 점잖은 말을 하더라도 억양 다른 말(어떤 의도가 있는 말)이 막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김제동은 '영어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도 내놓았다. 그는 "귤을 앞에 두고 '오륀지'라고 하지 말자"며 "모든 언어는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MBC <환상의 짝꿍> 방송에서 한 어린이가 '미국 사람과 결혼하는 게 꿈이다, 그래야 엄마가 영어공부 안 시키니까'라고 말 한 적이 있다"며 "다른 사람한테는 얘기 안했지만, 그날 하루 종일 괴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김제동은 영어 대안학교에 대한 자신의 꿈을 펼쳐보였다. 김제동은 "어른들의 도움을 못 받는 아이들 100명을 모집한 뒤 아이들이 원어민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유쾌한 콘서트... 뼈있는 농담도

이날 토크콘서트는 관객 200여명이 소극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2시간 동안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는 "소속사 회식을 하려고 해도, 김C·윤도현·강산에·정태춘·박은옥이 모이면 집회가 되기 때문에 회식을 못 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의 대부분을 개인적인 얘기를 중심으로 이끌어갔지만, 그의 마무리 발언은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진 것이었다.

"바다에서 바람이 한 방향으로 불더라도, 배들은 그 위의 사람이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결코 한 쪽으로 부는 바람을 따라가지 않는다."


태그:#김제동, #라이브 토크 콘서트, #노 브레이크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