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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라도 내리는 쌀쌀한 날이면 시골장터의 순대국밥이 문득 그리워진다.
 진눈깨비라도 내리는 쌀쌀한 날이면 시골장터의 순대국밥이 문득 그리워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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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은 시골 장터에 가서 먹어야 그 풍미가 제대로다. 그것도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시골 장터의 국밥집은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에 인심 또한 후하다. 재래시장에서만 찾을 수 있는 왁자한 분위기도 좋다. 이렇게 진눈깨비라도 내리는 쌀쌀한 날이면 시골장터의 순대국밥이 문득 그리워진다.

할머니, 옛날, 가마솥, 원조, 시골… 이런 단어들을 마주하게 되면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더욱 더 정감이 간다. 그것도 식당 상호에 이런 단어나 글귀가 있다면 이는 더할 나위 없다. '옛날 할머니 순대집' 정감이 듬뿍 담긴 상호다. 재래시장 장터에서 마주하고 보니 더 정감이 갈 수밖에.

순대국밥에는 순대와 내장이 듬뿍 담겨 있다.
 순대국밥에는 순대와 내장이 듬뿍 담겨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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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황전면 괴목 장터에는 두 곳의 국밥집이 있다. 두 곳 다 명성이 자자하다. 한 곳은 지난해에 가봤었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번에 찾아간 이 집 또한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걸로 봐서 기대가 된다.

순대국밥에는 순대와 내장이 듬뿍 담겨 있다. 피순대는 고소하고 쫄깃했고 묵은지와 무청으로 담근 곰삭은 김치는 새금한 게 옛맛이 가득하다. 김치가 접시에 기다랗게 놓여있다. 가위와 집게를 함께 주니 적당하게 잘라 먹으면 된다.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이 이렇듯 마음까지 데워준다. 손님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무청으로 담근 곰삭은 김치는 새금한 게 옛맛이 가득하다.
 무청으로 담근 곰삭은 김치는 새금한 게 옛맛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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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었다는 피순대는 고소하고 쫄깃하다.
 직접 만들었다는 피순대는 고소하고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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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경력 11년의 유인숙(47)씨에게 국밥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국밥에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좋아요. 3년 묵은 묵은지를 곁들여 먹으면 정말 환상이죠!"

이 집 순대국밥은 대파와 고춧가루를 넣어 다진 양념을 사용한다. 국밥의 국물은 돼지 뼈를 고와낸 사골국물이다. 매일 사골을 넣어 지속적으로 끓여내서인지 고소하고 깊은 맛이 스며있다. 대를 이어 30년, 연륜이 있는 국밥집답다.

순천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문승동(49)씨 부부는 "실제 먹어보니 깔끔해요, 국물 맛이 시원하니 좋아요"라며 만족해했다.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식재료들이다.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식재료들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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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구경도 구경이지만 먹을거리가 으뜸이다. 붕어빵, 튀김, 찐빵, 만두, 떡볶이, 순대, 뻥튀기 등의 주전부리는 장터에서 결코 빠질 수가 없다. 이렇게 이것저것 맛보는 쏠쏠한 재미가 그 어디에 또 있을까.

재래시장에 가면, 내장과 순대를 넣고 푹 끓여낸 순대국밥 한 그릇 안 먹고는 섭섭해서 그냥 못 온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순대국밥, #순천 괴목시장, #묵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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