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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임시주주총회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한 식당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긴급 간담회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겨 있다.
MBC 임시주주총회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한 식당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긴급 간담회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겨 있다. ⓒ 권우성

MBC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MBC가 엄기영 사장 유임에 따른 후임 인선작업을 매듭짓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15일부터 '방문진 직할통치 분쇄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나섰고,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후임 이사 인선을 마무리 짓는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임시주주총회 하루 전날인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임원 인선 마무리 작업에 나섰다. 후임 인선에 필요한 최소한의 원칙을 정해 발표한 것이다. 

 

김 이사장은 새로 구성될 4인의 이사(보도본부장·제작본부장·편성본부장·경영본부장) 인선을 위해 14일 밤 자정 12시까지 엄 사장과 독대를 하고 최종 인선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상모 방송문화진흥회 야당 측 이사는 이날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긴급 이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이사장이 오늘 신임 임원인사의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며 "오늘 밤 자정까지 ▲ 외부압력 배제 ▲ 정실인사 배제 ▲ 오해받지 않는 인사 등 3가지 원칙에 따른 인물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우룡 이사장 "지금까지 나온 것은 억측 보도"

 

 정상모 방송문화진흥회 야당측 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긴급좌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상모 방송문화진흥회 야당측 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긴급좌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열린 긴급 이사간담회에서 김 이사장은 ▲ 학연지연 배제 ▲ 국간 이동 배제 ▲ 외압 없는 인사 ▲ 엄 사장 자율권 등을 핵심 사항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김 이사장의 동문이 MBC 신임 이사로 확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간접 확인한 셈이다.

 

정 이사는 "김 이사장이 세간에 나돈 인사내용은 억측 보도라도 못 박았다"며 "원칙을 갖고 엄 사장과 오늘 밤 12시까지 독대하고 그 결과를 내일 아침에 밝힐 테니 믿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차기환 방문진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주말 추측성 기사들이 많았다"며 "정실인사는 최대한 배제하고 MBC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해당분야 전문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 대변인은 "김우룡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이 논의한 인사의 대략적인 안은 있으나 지금 이사의 개별 이름은 거명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식 이사회와 주주총회 때까지 복수안으로 1안과 2안을 정하고 제공된 프로필 자료를 통해 오전 중 최종안을 확정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통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5일 열리는 회의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직무대행 체제로 당분한 운영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엄기영 사장이 직접 이사회에 출석해 설명

 

엄기영 사장은 15일 오전 8시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일식당에서 열리는 방문진 긴급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새로 구성되는 임원명단을 발표하고 프로필을 토대로 개인별 설명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엄 사장이 김 이사장과 협의한 후보군을 방문진 이사회에 제시하면 이사들은 선임된 이사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입장을 개진하고, 표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엄 사장이 낸 4명의 후보 전원에 대해 통합 의견을 묻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 가운데 문제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개별심사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4인 1세트로 심사하되, 이중 문제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도 표결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방문진의 입장에 대해 정상모 이사는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주는 역할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며 "내일 주총이 방송장악의 단계로 나가는 것인지, 방송장악을 막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무엇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5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무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전날인 14일 서울 여의도와 경기 일산 사옥에서 각각 부문별 긴급조합원총회를 열고 "(방문진의) 직할통치 분쇄를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근행 본부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공영방송 MBC의 직할통치 첨병으로 나서게 될 후임 이사들은 MBC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임시주총 이후 여의도 사옥은 격랑의 소용돌이로 휩쓸려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엄기영#MBC#방송문화진흥회#김우룡#직할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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