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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도 이사하려는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 다니는 아이들 학비 때문에, 집을 사는 일을 1년 더 보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올 연말에 다시 임대 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그동안 살면서 불편했던 일들을 1년간 더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제가 이곳에 사는 건 3년째입니다. 지난번에 살던 전세아파트가 갑자기 경매로 넘어가면서 부랴부랴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이것저것 따질 겨를도 없이 집을 옮기다 보니 아파트 맨 가장자리로 오게 되었습니다.

2000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처음에는 임대아파트였으나 지금은 분양이 거의 완료된 곳입니다. 15층 건물 중에 2층인데, 살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아파트에서 분쟁을 가장 많이 일으킨다는 소음 때문에 여러 차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위층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고 난 후에는 많이 잦아들었습니다. 또 복도식이라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와 떠드는 소리도 참을만합니다.

그런데 가장 참기 힘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벽면에 피는 곰팡이입니다. 아파트 맨 끝에 살다 보니 여름철이면 습기가 차고 이슬이 맺히기 일쑤고 급기야 시커먼 곰팡이가 피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시커먼 곰팡이가 서린 아파트 가장자리 벽면
 시커먼 곰팡이가 서린 아파트 가장자리 벽면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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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의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유독 아파트 맨 끝쪽 벽면에만 검게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이사를 올 때 청소하는 아주머니께 부탁해서 말끔히 청소를 하고 이사를 왔고 지난해에도 한 번 닦았는데 한철 지나면 금세 곰팡이가 핍니다.

겉으로 드러난 배관이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 내려가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기까지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배관이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 내려가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기까지 합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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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에서 내려오는 듯한 배관이 베란다 끝에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정말 시끄럽습니다. 요즘 신축되는 아파트는 배관이 보이지 않게 시공을 한다고 하는데 이 아파트는 대부분의 배관이 겉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배관 사이에는 틈이 벌어져 있고 이런 틈 사이로 윗집 소음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닦아내도 또 곰팡이가 핍니다.
 닦아내도 또 곰팡이가 핍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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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심한 곳은 역시 밖과 안이 맞닿아 있는 모서리 부분입니다. 거실과 방은 계단 때문에 외부와 맞닿아 있지 않아 곰팡이가 피지 않는데 유독 베란다 오른쪽 끝부분만 검은 곰팡이가 심합니다.

닦고 난 자리에 다시 얼룩 반점이 생겼습니다.
 닦고 난 자리에 다시 얼룩 반점이 생겼습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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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아낸 곳 위의 시커먼 곰팡이 얼룩이 보기 흉합니다. 겨울에는 습기가 덜해 그나마 낫지만 문제는 여름입니다. 늘 축축하게 젖어 있어 닦아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검게 변합니다.

벽면은 물론이고 베란다 창문까지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벽면은 물론이고 베란다 창문까지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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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유리창문에도 곰팡이 얼룩이 끼었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곰팡이. 오래된 아파트 가장자리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벽면의 곰팡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한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청소를 하고 한 해를 더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아파트,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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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를 통하여 소소한 일상의 삶을 따뜻하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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