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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을 꼭 만나야 될 시점이 됐다. 국민들은 국회가 다시 파국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의 '3자 회담' 수용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형식은 '이명박-정몽준-정세균' 세 사람이 만나는 것이지만, 내용상으론 자신이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4대강 예산 삭감'을 관철시켜 내겠다는 뜻이다. 여야를 대표한 영수회담으로 파행을 끝내자는 호소다.   

 

정 대표는 예결위 농성 사흘째인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 모두가 아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업이고, 한나라당에게는 재량권이 없다"며 "이 대통령에게 조건 없이 만나서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이 이 정부에 가장 걱정하고 있는게 소통 부재"라며 "최소한 여당 대표가 제안한 소통의 자리를 대통령이 빨리 수용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청와대가 예산문제를 의제로 한 영수회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엊그제도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있었지만 (한나라당이) 철벽이었다"면서 "민주당의 타협안이 일방적으로 묵살된 이유는 4대강 사업 예산이 대통령 예산이고 성역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성역을 깨기 위해선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며 "대통령을 만나 4대강 사업에 대한 계수조정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4대강 사업의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일대 담판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영수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한나라당도 대통령이 족쇄를 풀어주면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연말까지 열흘 밖에 시간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하는 것이 좋다"고 청와대를 계속 압박했다.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이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지도 않은 채 자체적으로 새해 예산안 조정작업을 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 예산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한다는 것이 확립된 관행"이라며 "최소한 15대 국회 이후 예산안을 예결위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기억이 없다, (한나라당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18대 국회 들어서 한나라당이 국회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 의회독재 수준"이라며 "야당도 없이, 계수조정소위도 구성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조정하는 것을 묵과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 국민들의 심각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점거 농성 나흘째... 한나라당 '단독 처리' 진통 예상

 

한편 지난 17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민주당 의원들은 나흘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어제(19일)까지 매일 오전 예결위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민주당 의원들에게 가로막혔다.

 

4대강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께 성탄절 선물을 드리겠다"(장광근 사무총장)고 공언한 한나라당은 이번 주 중반까지 민주당을 설득하되, 여의치 않은 경우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3~24일 사이에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고비가 한 차례 일어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올해를 나흘 남긴 12월 마지막주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예결위 통과→본회의 상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형오 국회의장이 "새해 예산안을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공언을 한 상황이다. 따라서 새해 예산안 수정안이 한나라당 단독으로 예결위에서 처리되더라도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태그:#4대강 , #예결위, #정세균,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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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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