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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통으로 만들어진 그릇에 들어가  썰매를 탑니다. 힘이 들어도 신납니다.
 고무통으로 만들어진 그릇에 들어가 썰매를 탑니다. 힘이 들어도 신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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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서울경기지방에 2cm가 넘는 눈다운 눈이 내렸습니다. 길거리는 교통대란이 일어나 대부분의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교통통제를 한다는 뉴스가 들려옵니다.

그렇지만 눈이 내리면 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눈싸움을 하고, 꽁꽁 얼어버린 저수지나 강가 낚시터에서 신나게 썰매를 탑니다.

버려진 돗자리도 이용합니다.
 버려진 돗자리도 이용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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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 시흥시에 있는 소래낚시터를 찾았습니다. 낚시터는 맹추위에 단단하게 얼었습니다. 그 위에 흰 눈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6~7명의 가족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썰매를 타고 눈싸움도 합니다.

썰매는 급조한 고무로 만든 통과 비닐봉지 버려진 플라스틱 돗자리입니다. 아이디어가 대단합니다. 낑낑거리며 아이를 태우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얼음 위를 달리다 보니 연신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납니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마냥 즐겁습니다.

눈위에 넘어진 아이가  쉬고 있습니다. 개구쟁이입니다.
 눈위에 넘어진 아이가 쉬고 있습니다. 개구쟁이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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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싸움을 하기 위해 눈 뭉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눈 싸움을 하기 위해 눈 뭉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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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살고 있다는 대학생인 이희성(25)씨는 근처에 살고 있는 연휴를 이용해 이모님 댁에서 가족모임이 있어 오게 되었는데 예전에 한번 다녀갔다는 소래낚시터에 강추위에 얼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함께 낚시터에 왔다고 합니다. 예상했던 대로 단단하게 얼어 있어 조카들과 눈싸움도 하고 썰매를 타니 즐겁다고 합니다.

9살 민경이도 7살 주은이도 신이 났습니다. 눈을 뭉쳐 아빠에게 던지며 깔깔거리며 웃어댑니다. 심지어는 옷 속으로 눈 뭉치를 집어넣고 도망가다 꽈당 넘어지고 맙니다. 또 다른 가족이 근처에 있는 버려진 비닐봉투를 가져오더니 타라고 합니다. 바닥이 얇아 엉덩이가 아플 만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해 보입니다. 낑낑거리며 잡아당기는 모습이 가관입니다. 힘겨워 하더니 빙판위에서 넘어지고 맙니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픈 줄을 모릅니다.

꽁꽁 얼어버린 낚시터 위로 연인이 쌓인 눈을 밟으며 걸어갑니다.
 꽁꽁 얼어버린 낚시터 위로 연인이 쌓인 눈을 밟으며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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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를 끌고 있는 모습이 무척 힘겨워 보입니다.
 썰매를 끌고 있는 모습이 무척 힘겨워 보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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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쏟아지는 흰 눈을 맞으며 연인이 데이트를 합니다. 운치 있는 곳에서 낭만을 즐기며 추억을 만드는 이들이 부럽습니다. 낚시터 가운데 있는 작은 섬으로 왜가리가 눈을 맞으며 날아갑니다. 빨간 작은 열매위에도 눈이 쌓여 갑니다. 낚시터 근처 한적한 곳으로 산책을 합니다. 소나무에 매달려 있는 솔방울 위에도 앙증맞은 들꽃위에도 트리모양 나무위에도 잠시 쉬어갈수 있는 간이의자위에도 솜사탕처럼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빨간 열매 위에도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빨간 열매 위에도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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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위에도 흰 눈이 쌓였습니다.
 솔방울 위에도 흰 눈이 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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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들이 한적한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수녀님들이 한적한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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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설경을 구경하며 밀짚모자를 쓴 수녀님들이 뽀드득뽀드득 소리를 내며 눈인사를 하고 걸어갑니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도로 위에 내린 눈이 쌓여 교통대란이 일어나도 상관없는 이곳은 설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만나는 사람마다 행복한 인사를 나눕니다. 지긋한 나이가 중년을 바라보는 아저씨도 아이들과 눈싸움을 즐기는 이곳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눈꽃 세계입니다.


태그:#눈썰매, #수녀, #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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