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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8일 오후 6시]
 
▲ "민생예산 발목 잡은 4대강 예산 전액 삭감하라"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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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예산 발목 잡은 4대강 예산 전액 삭감하라"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 등 '민주당 사퇴 3인방'의 미디어법 재논의 촉구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국회 로텐더홀에 28일 또 하나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 3당 의원들이 4대강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야3당 의원들은 4대강 예산 삭감과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저지를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여야간 첨예한 대립에 대한 책임이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송영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논의되고 합의되어야 할 국회의 예산심의가 무책임한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독단적 행태로 벼랑 끝 대치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국회 파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가 제안한 야당과의 대화조차 무시하는가 하면 여·야의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준예산편성을 대비하라고 하면서 국민과 야당을 협박하고 있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운하사업이 아니라는 발표에 진정성이 있다면 운하사업으로 의심되는 준설과 보설치 사업의 포기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야당과 협상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한 치의 양보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답게 결단력 있는 양보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겉으로는 민주당과 야3당의 '공조'가 이루어진 모양새

 

이와 관련 강기갑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마치 야당이 민생예산을 발목 잡아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사실은 여당이 4대강 예산을 꼭 통과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민생예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최소한 입법부 주체로서 양심이 있다면 청와대 꼭두각시 노릇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대표도 "여야간 합의가 필요한 시점에 이 대통령이 각 부처에게 준예산 검토를 지시한 것은 철도 파업 때 사측 상황실을 방문해 강경 대응을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교조주의적 탈레반은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시급히 통과되어야할 민생예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 대통령 자신"이라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의 사업인 4대강 사업을 포기하면 내년도 예산을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농성에 돌입한 의원들은 "두 번 다시 국민예산 날치기 통과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여당의 단독처리를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4대강 예산 삭감과 예산 단독 처리를 저지를 목적으로 한 농성이 시작되면서 겉으로 보기엔 민주당과 야3당의 '공조'가 이루어진 모양새다. 특히 최악의 경우 모든 협상이 결렬되고 한나라당이 물리력을 앞세워 예결위 회의장 진입을 시도한다면 민주당은 안에서 야3당은 회의장 밖에서 한나라당의 예산안 처리를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타협하지 말아야할 것을 타협하는 것은 명분 없는 야합"

 

하지만 야3당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의 야합은 안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치적 타협을 위해서 원칙을 포기할 게 아니라 준설과 보설치 사업의 삭감과, 편법·위법적으로 추진되는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중단 등 원칙을 재천명해야 한다"며 "타협을 목적으로 한 야당의 일방적 양보는 자칫 정치적 야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대표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야3당 대표 회동에서 하천정비와 수질개선 예산을 제외한 모든 4대강 예산의 전액 삭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의 협상 내용을 보면 보의 개수와 준설량을 조절하는 선에서 한나라당과 합의를 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 뿐 아니라 대운하 의심 사업의 예산 삭감 없는 합의안에 대해서도 실력 저지의사를 밝혔다. 그는 "만약 민주당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한나라당과 야합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도 "정치는 타협이지만 타협하지 말아야할 것을 타협하는 것은 명분 없는 야합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해 서민복지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연좌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야3당 소속 의원 7명 전원과 각 당 당직자 등 2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예산안 처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밤샘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회 밖에서 4대강 예산 삭감 필요성을 알리는 비상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태그:#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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