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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
▲ 바위가 꼭 짚신 같아서 바위 !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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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휴 동안 근교 산들을 산벗들과 하루도 빠짐 없이 올랐다. 지난 1월 2일, '산벗' 일행은 해발 520m 금정산 대륙봉을 올랐다.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 천년바위가 명품이다. 옛부터 천구만별(천 마리 거북이와 천 마리 자라)라고 불리는 산. 그 천구만별의 금정산 많은 산행코스 중에서도 대륙봉으로 가는 산행로는 가장 기묘한 바위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길이다.

대륙봉 산행로는 전문 산꾼들도 좋아하지만, 나 같은 아마추어 산벗 일행에게 특히 즐거움을 선사하는 길이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서, 세 시간 정도 부지런히 걸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코스다. 이 산행 코스는 또 비교적 금정산 여러 산행 코스 중에 가장 한적하다.

신선이 따로 없네
▲ 이곳에 앉으니 신선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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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봉이란 이름은 옛부터 전해오는 명칭이 아니라, 70년대 초반 부산의 어느 산악회 암벽타기 대장이 붙였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대부분 금정산 숱한 천년 바위들의 이름들은 쳐다보는 이의 위치나 감정, 그리고 직관에 의해 즉흥적으로 불린 것들이다.

산벗 일행들은 대륙봉 가는 길에 만난 기묘한 바위들에게 그에 맞는 이름을 하나씩 붙여주며, 부지런히 산길을 올랐다. 그 무성했던 잎새들을 다 떨군 겨울나무 틈 사이에 서 있는 바위들은 내 눈에 모두 복바위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두꺼비처럼 생긴 천년 바위 앞에서 나는 정성을 모아 새해 기도를 했다.

"두꺼비 바위야, 복바위야, 새해 내 소원을 들어주렴..." 

기묘한 바위들
▲ 금정산 기묘한 바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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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들
▲ 복 바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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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에 올라, 새해 소원을 빌다
▲ 천년 바위 위에 올라, 새해 소원을 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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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청에서는 평평바위 옆 작은 암봉을 대륙봉이라고 지칭하는데, 대중적으론 대륙봉의 위치를 평평바위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산에 올라 이런 것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 전망 좋은 전망 바위에 올라 딱 트인 발 아래 펼쳐진 속세를 내려다 보니, 내 마음 딱 트인 하늘처럼 새해에는 뭔가 잘 풀릴 듯하다.

대륙봉 산행 코스는 정말 기묘한 기암과 암릉이 보기 좋게 능선을 이루고 있다. 초행의 산행꾼들도 곳곳에 서 있는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오르면, 주능선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이 산길엔 너럭바위 외 선 바위, 평평 바위, 그리고 전망 바위 등 그 이름을 다 외울 수 없을 정도의 천년 바위들이 즐비하다.

어느 바위에서나 동래 금정 일대의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특히 대륙봉인 평평바위에서 바라보는 상계봉-파리봉 능선은, 산수화처럼 아름답다. 누군가 내게 왜 금정산만 오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제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금정산 천년바위들이 나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두꺼비 같기도
▲ 자라 같기도 두꺼비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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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 손가락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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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 조개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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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바위
▲ 양들이 잠든 천년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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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대륙봉 산행 1코스는, 금정구 장전2동 광명사버스정류소~구름다리~삼밭골약수터~대륙봉~제2망루~금강케이블카승강장~칠성암~해양자연사박물관 순이다. 약 3시간쯤 걸린다고 보면 된다. 금정산 대륙동 오르는 제 2코스는, 산성고개~ 대륙봉~ 남문~ 남문마을~ 만덕고개~ 달북마을 순이다. 그외 다양한 코스가 있다. 특히 제 2 코스는, 기묘한 천년 바위들이 장관이다.



태그:#대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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