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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환경친화적 사회

 

..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우리는 자동차에 덜 의존적인 환경친화적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박용남-작은 실험들이 도시를 바꾼다》(시울,2006) 181쪽

 

 '변화(變化)시키고자'는 '바꾸고자'나 '고치고자'로 다듬고, "의지(意志)만 있다면"은 "뜻만 있다면"이나 "마음만 있다면"으로 다듬습니다. '의존적(依存的)인'은 '기대는'이나 '매이는'이나 '끄달리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 환경친화적인 사회

 │

 │→ 환경을 사랑하는(아끼는) 사회

 │→ 환경을 제몸처럼 돌볼(여길) 줄 아는 사회

 │→ 환경(자연)과 잘 어울리는 사회

 │→ 환경(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

 └ …

 

 자동차를 타야 할 때에는 타야겠지만, 언제나 자동차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자꾸 기대 버릇하면, 우리 스스로 우리 터전을 환경사랑으로 가꿀 수 없습니다. 자연 삶터뿐 아니라 사람 삶터는 서로를 아끼고 돌보며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야 아름답습니다. 얻은 만큼 돌려준다기보다, 얻었기에 돌려줍니다. 받은 만큼 나눈다기보다, 받았기에 나눕니다.

 

 생각해 보면, 얻지 못했을 때에는 돌려줄 수 없습니다. 푸성귀가 되든 고기가 되든 다른 목숨을 얻어야 살아가는 우리 목숨이기에 늘 무언가를 얻고 있어서, 이렇게 얻는 고마움을 느끼면서 내 땀방울을 이 땅에 돌려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받지 못했을 때에는 나눌 수 없습니다.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받아 태어난 우리 목숨이요, 우리 둘레에서 나누어 준 사랑과 믿음과 손길 때문에 차근차근 배우면서 자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과 믿음을 받으며 이어온 목숨이기에, 우리들은 우리 이웃한테나 우리 둘레로 우리 사랑과 믿음을 나누기 마련입니다.

 

 이리하여 사람 삶터이든 자연 삶터이든 제몸처럼 아낄 수 있어야 합니다. 제몸처럼 아껴야 사람도 살고 땅도 살고 푸나무와 짐승이 함께 살아갑니다. 서로서로 오붓하게 어깨동무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우리 사회와 문화가 함께 살아납니다. 사회와 문화가 함께 살아나는 동안 말과 글이 나란히 살아납니다. 말과 글이 나란히 살아나면, 우리 넋이며 얼이며 생각이며 마음이며 곧고 바르게 거듭나거나 꽃을 피웁니다.

 

 ┌ 환경사랑으로 나아가는 사회

 ├ 환경사랑을 이루어 가는 사회

 ├ 환경사랑을 나누는 사회

 ├ 환경사랑을 펼치는 사회

 └ …

 

 언제나 한 걸음씩 이룹니다. 언제나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언제나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작고 어설프더라도 아름다움을 이루고, 모자라고 성기더라도 반갑게 맞이하며, 여리고 굼뜨더라도 싱그러움을 뽐냅니다.

 

ㄴ. 환경친화적인 삶

 

.. 이렇게 살아 보겠다고 결심한 것이 기인으로 살겠다거나 도를 닦고자 하는 게 아니라, 보다 환경친화적인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잖아요 ..  《김수정-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달,2009) 295쪽

 

 "결심(決心)한 것이"는 "다짐한 까닭이"로 다듬고, '기인(奇人)으로'는 '남과 다르게'로 다듬으며, "하는 게 아니라"는 "한다기보다"나 "하는 뜻이 아니라"로 다듬습니다. '보다'는 '더욱'이나 '좀더'로 고쳐쓰고, '고민(苦悶)하는'은 '걱정하는'이나 '생각하는'으로 고쳐 줍니다."대안(代案)을 제시(提示)하겠다는"은 "다른 길을 열어 보겠다는"이나 "다른 삶을 보여주겠다는"으로 손질하고, '시작(始作)한'은 '벌인'이나 '꾀한'으로 손질하며, '프로젝트(project)잖아요'는 '일이잖아요'로 손질해 줍니다.

 

 ┌ 환경친화적인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

 │

 │→ 환경을 사랑하며 살자고 생각하는 사람들

 │→ 환경사랑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 환경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 …

 

 '환경친화'나 '자연친화' 같은 이름이 붙는 물건이 나날이 늘어납니다. 앞으로는 어떠한 물건이든 이 두 가지 이름이 붙지 않으면 팔리기 어렵지 않으랴 싶습니다. 아직까지 환경사랑이나 자연사랑이 제대로 뿌리내리거나 자리잡지 못했지만, 사람들 스스로 '이렇게까지 막나가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있구나 싶습니다.

 

다만, 어렴풋하게 느끼거나 어설피 느끼기 때문에 우리 삶터가 제대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올바르게 뻗어나가지는 못합니다. 겉치레가 많고 돈벌이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나를 살리고 너를 살리는 환경사랑이 아니라, 껍데기에 씌우는 말잔치로 그치기 일쑤입니다. 입으로는 평화나 진보나 통일이나 민주를 외치지만, 정작 손에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잔에 자판기 커피를 뽑아서 들고' 있는 우리들이기 일쑤이니까요. 생각있다는 분들이 마련하는 잔치마당에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접시가 버젓이 놓이다가는 한 번 쓰고 쓰레기통으로 처박히는 꼴을 아주 쉽게 보니까요.

 

 많이 배우는 사람이 부쩍 늘고 옳고 바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어렵지 않으나, 정작 우리 삶이 한결 나은 길로 접어들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식으로는 알지만, 지식을 몸에 붙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안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마음을 기울이며 몸을 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식 갖춘 사람들은 '지식 적게 갖춘 사람들하고 주고받을 만한 쉽고 살갑고 깨끗한 말'을 함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 갖춘 사람들이 쓰는 말은 '지식을 갖춘 이웃하고만 주고받을 만한 말'에서 맴돕니다. 지식을 적게 갖추거나 거의 안 갖춘 사람하고 나눌 만한 말을 들여다보지 못합니다.

 

 ┌ 좀더 나은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 좀더 이 땅을 사랑하는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 내 땅을 한결 사랑하는 삶을 찾는 사람들한테

 ├ 내 삶터를 더욱 아끼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한테

 └ …

 

 환경친화란 환경사랑입니다. 환경사랑이란 자연사랑이기도 하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푸나무와 들짐승만 지키자는 자연사랑이 아니라 내 삶자리와 내 삶자락부터 지키고 사랑하자는 움직임입니다. 더 많은 돈과 물질을 더 실컷 써대면서 내 밥그릇을 채우는 데에만 애쓰기보다, 더 많은 사랑과 믿음을 더 힘껏 나누면서 내 마음그릇을 채우자고 하는 움직임입니다.

 

 이리하여, 겉치레 환경사랑이 아닌 속치레 환경사랑이 될 때에는 저절로 겉치레 말가꾸기가 아닌 속치레 말가꾸기로 나아갑니다. 내 삶을 옳고 바르게 가꾸려는 매무새일 때에는, 내 생각과 말을 옳고 바르게 가꾸려는 매무새로 이어집니다.

 

 흔히들 겉하고 속이 다른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겉하고 속이 같습니다. 겉을 꾸미는 대로 속을 꾸밉니다. 겉을 차리는 대로 속을 차립니다. 속을 가꾸는 대로 겉을 가꾸고, 속을 보듬는 대로 겉을 보듬습니다. 삶을 가꾸는 결대로 말을 가꾸고, 말을 가꾸는 결대로 삶을 가꿉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누리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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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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