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시민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마지막 강의를 맡았는데 사실 저로선 매우 난감한 강의입니다. 미래연과 기념사업회에서 하는 일이니까 하라면 하긴 해야겠는데... 저로서는 주제가 무척이나 난감했습니다. 별 관계 없이 살았던 분들 같으면 부담을 덜 느끼면서 할 수도 있는 주제인데요. 모시고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그분에 대한 평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어서 몹시 부담이 됩니다. 3월 말, 4월 초쯤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제가 강연을 다 중단하고 한 6개월 동안 한 번도 강연을 한 적이 없어서 오늘 잘될지 모르겠습니다. 강연도 자꾸 해야 느는데, 6개월 동안 그렇게 있어서 강연이 잘될지도 조금 겁나긴 합니다.

 

제가 여러분이 모르시는 걸 말씀드리거나, 외람된 표현으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요. 이 주제에 관해서 제가 그냥 생각하는 바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자 나름 이 주제에 관한 생각들을 하고 계실 겁니다. 한 번 비교해보시고 맞춰보시면서,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돌아보고 기억하고 또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에 대처해 나갈 때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지 생각해보는 데 참고가 되는 강연이었으면 합니다."

 

문재인 "노 대통령은 연예인 같은 끼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연설이든 강연이든 사람들 앞에서 말씀하시는 걸 아주 좋아하셨어요. 청중이 많을수록 힘이 나고 신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국회의원 낙선하고 원외시절에, 원외여도 대중적 인기는 좋았기 때문에 전국각지의 지구당 창당대회라든지 개편대회, 당원단합대회, 요즘 같은 보궐선거 이런 데 지원유세를 많이 다니셨는데 몸이 아주 파김치처럼 녹초가 된 상황에서도 사람들 모여 있는 곳에서 마이크만 쥐어주면(청중 웃음) 또 자기도 모르게 힘이 나서 장시간 동안 열변을 토하게 된다는 겁니다. 일종의 끼겠죠. 연예인들의 끼 같은 거라 생각합니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선 아주 좋은 자질이죠.

 

지방의 지방혁신, 지역혁신 행사장에 가든 열심히 일하는 중소기업에 격려방문을 가든, 행사장 가실 때마다 노 대통령은 꼭 정책적 메시지를 준비해서 가시는데 행사의 취지나 전하려던 메시지는 오간 데 없고 어느 언론에는 시비가 되는 말만 부각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말도 현장에서 들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말이었어요. 오히려 현장 분위기에는 맞는, 청중하고는 소통이 잘 되게 만든, 어찌보면 일체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말이고 표현이었는데 그 다음날 싹다 없애버리고 딱 시비되는 말만 영상으로 잡아내거나 신문으로 옮겨놓으면 그 부분이 여지없이 돼버리는 겁니다."

 

이정우 "2002년 8월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일 때인데..."

 

"원래 노래를 해도 순서를 잘 잡아야 하는데, 조금 못하는 사람 다음에 하면 유리하죠. 그런데 제가 운이 나빠서 강의도 이해찬, 박원순이라는 명강사 뒤에 걸려서 대조되게 생겼는데, 사회자하고 이재정 이사장님도 워낙 말씀을 잘하시니까 저 같이 말 못하는 사람이 빛이 나긴 글렀습니다. 아까 박수 받은 때가 전성기였고요, 이젠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청중 웃음).

 

2002년 8월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일 때인데, 캠프에 있던 교수하고 얘기하다 우연히 들으니까 지지율이 떨어지니 교수들이 뿔뿔이 떠난다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그게 경상도 기질에 맞지 않습니다. 우직하고 의리가 있어야 하는데, 지지했던 사람을 지지율 낮다고 떠날 수가 있나하고 분개심이 생겼어요. 제가 불쑥 '노무현을 평소에 좋아하는데...' 이랬더니 그 교수가 그러냐면서 '얼른 와서 도와달라' 그러더라고요. 사람이 떠나고 없으니까. 다 떠난다면 나라도 가서 도와드리지요, 이렇게 대답했어요."

 

박원순 "촛불이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생각해봤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시죠? 잊으셨습니까? (촛불집회의) 저 생생한 기억, 모든 분들이 다 갖고 계실 겁니다. 학생들이 나섰던 장면인데요, 심지어 주부들도 아이들과 함께 나섰지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갇혔군요, 벽이 있습니다. 저는 촛불이란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생각해봤습니다. 여러분, 마틴 루터 킹이 1970년 대 어느 날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하는 연설했던 걸 기억하시죠.

 

그 당시만 해도 루터 킹 목사님이 백인만 탈 수 있는 버스에 함부로 잘못 탔다가 끌려 내려오고, 그것이 법률 위반이기 때문에 감옥에 간 아픈 추억을 갖고서 그런 시대에 흑백이 함께 같은 식당, 같은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또 그 아이들이 함께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분이 연설을 했죠. 그때 100만 명이 모였습니다. 이 장소엔 항상 수많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아버지의 날에도 모였고요, 사회가 요구하는 현안이 있을 땐 늘 많은 시민들이 모입니다."

 

이해찬 "노무현 대통령은 왜 사람사는 세상을 강조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 이 세상은 참 별 거 아니거든요. 이렇게 우리가 같이 살면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거든요. 그런데 왜 그걸 일부러 강조했을까요? 그게 우리의 과제인 겁니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면 되는데 왜 그걸 못하느냐. 실제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는 것은, 더불어 즐겁게 잘 사는 사회, 공동체를 만드는 거죠. 이게 우리의, 모든 인류의 좋은 가치이자 목표거든요. 더불어 즐겁게 잘 사는 게 당연한 건데, 이게 잘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세 가지 국정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두 번째는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세 번째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입니다. 이 세 가지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추구했던 3대 국정목표입니다."

 

지난해 8월 25일부터 9월 29일까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사장 이재정) 주최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특강을 온라인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노무현 시민학교에 참석하지 못했던 여러분들의 요청에 의해 <오마이뉴스>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과 함께 온라인 버전의 특강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노무현 시민학교' 특강에는 이해찬 전 총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장관 등 다섯 명이 강사로 나선다. 다만, 오프라인 특강에 참여했던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본인의 사정으로 온라인 특강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노무현 시민학교는 오프라인에서 한 강좌당 3만원이었던 수강료를 온라인에서는 5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또한 전체 5강을 모두 수강할 경우 2만원으로 할인되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에게는 1만5000원으로 추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서비스 기간은 전체 수강의 경우 60일, 개별 수강의 경우 10일이다.

 

[클릭] '온라인 노무현 시민학교' 바로가기


태그:#노무현 시민학교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