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송병태 전 청장의 입당과 선거 출마가 국민참여당의 정체성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송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개회선언을 했다. 사진 앞줄 맨 왼쪽이 송 전 청장이다.
 송병태 전 청장의 입당과 선거 출마가 국민참여당의 정체성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송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개회선언을 했다. 사진 앞줄 맨 왼쪽이 송 전 청장이다.
ⓒ 시민의소리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송병태 전 광산구청장이 국민참여당에 입당, 6·2지방선거 광산구청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뒷말이 나오고 있다. 송 전 청장의 입당 자체를 두고도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정치적 행적과 부침 때문이다.

참여정부 인사들과 과거 개혁당 인사들이 중심이 돼 창당을 한 국민참여당 광주광역시당에 참여한 정치인 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가 송병태 전 청장이다. 광주지역에서 대중적 인지도나 지지세를 가지고 시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정치인의 참여가 없다보니 송 전 청장이 가장 도드라져 보인다.

일부에선 "국민참여당에 함께 할 만한 인사들은 민주당 옷을 입고 있거나 입으려 하고 마뜩찮은 인사가 들어온 모양새"라고 선거를 앞둔 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행보를 비꼬기도 했다. 그 동안의 민주당 독점 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오거나 정치적 행적 등으로 볼 때  국민참여당에 참여할 만한 인사들은 민주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국민참여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 시작을 알리는 '개회 선언자'로 나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 전 청장의 입당이 선거 출마로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시민의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국민참여당 후보로 광산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민주당 독점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의 입당은 국민참여당의 정체성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핀잔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과거 전력과 행보 때문이다.

광산구청장 시절인 2003년 송 전 청장은 그의 부인 이모씨가 3년여 동안 사무관 승진 인사와 관련 공무원들로부터 5100만 원을 뇌물로 받아 구속, 유죄가 선고돼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던 그는 2004년 탄핵 역풍이 불기 시작하자,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비위 단체장의 피신처냐"는 비난을 사게 했던 당사자 중 한 명. 그럼에도 우리당 광주시당은 정치적 세 불리기 때문에 입당시켰다. 그러나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은 그에게 선거 출마 자체를 만류했다. 결국 그는 우리당 탈당을 시작으로 탈당·무소속 출마·신당 입당을 반복해 왔다.

그의 부침은 탄탄한 조직력과 지지세 때문... "당원 1만 명 모집할 것"

지난해 12월 19일 국민참여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 이병완 중앙당 창당준비위원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황세연 광주시당 위원장, 송병태(오른쪽 두 번째) 전 청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손을 들어 창당을 축하했다.
 지난해 12월 19일 국민참여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 이병완 중앙당 창당준비위원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황세연 광주시당 위원장, 송병태(오른쪽 두 번째) 전 청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손을 들어 창당을 축하했다.
ⓒ 시민의소리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지역 정치권은 그의 부침에 대해 "조직력과 지지세를 거느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송 전 청장은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 광산 갑 선거구에 무소속 후보로 나서 33.91%에 이르는 득표율을 보여줬다. 그의 선전에 김동철 의원은 광주지역 당선자 8명 중 가장 낮은 득표율(50.39%)로 당선됐다. 이는 전남지역 12개 선거구까지 합쳐도 '3파전'으로 치러진 무안·신안 이윤석 의원을 제외하면 광주·전남지역 당선자 중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송 전 청장은 열린우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27.99%을 얻었다. 30%에 이르는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지지세는 조직력에서 나온다. 실제 "그가 입당하면 광산구에서만 당원 2000여 명은 기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민참여당 광주시당 당원은 3000여 명.  송 전 청장은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나와 함께 입당한 사람이 2천여 명쯤 된다"고 밝히고 "앞으로 광산구에서만 1만 명의 당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공천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했다면 탈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하고 계파 정치를 하는 당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 독점구조를 타파해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국민참여당"이라며 당내 논란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황세연 국민참여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은 "입당하려고 할 때 고문 역할을 주문했었다"며 "당헌·당규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고 광주시당 당헌당기위원장 선출이 최근에 됐는데 시당 상무위원회가 구성된 이후에 적격심사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은 "이미 입당한 당원에 대한 당원 자격심사를 다시 하는 것이냐"는 말에는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았다.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민참여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한 관계자는 "큰 그릇에는 좋은 것만 담을 수는 없다"며 머쓱해 했다. 창당 과정에서 과거의 정치적 행보 등에 논란이 있는 인사들도 더러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국민참여당 창당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송 전 청장이 입당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정체성 논란이 있었다"며 "과거 정치적 이력 등이 당의 이미지와 맞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뜻을 같이한다는 데 당으로서는 입당까지 막을 수 없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조직력과 득표력을 가진 송 전 청장이 선거에 나올 경우에는 당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구청장 선거에 나오려고 입당한 것을 뻔히 알면서 입당 시킨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국민참여당이 내세우는 비전과 창당 배경 등을 볼 때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른 인사는 "당으로서는 곤혹스럽겠지만 신당이 창당하면서 함께 하겠다고 입당하는 것을 막기가 어려울 것이다"며 "한 명의 입당을 두고 너무 확대해서 당 전체를 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당-입당-무소속 출마...2004년 송 전 청장의 행보, 어땠기에
6년여 동안 부침이 심했던 송병태 전 청장.

지난 2004년에 이어 그가 입당한 정당은 '정체성 논란'이 인다. 그의 이력 때문이다. 그가 탈당과 입당, 무소속 출마할 당시의 상황을 복기(復記)해 보자.

송병태 전 구청장(가운데)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송병태 전 구청장(가운데)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그가 민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던 2004년 3월 열린우리당은 "비리정치인 피신처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를 포함해 우근민 당시 제주지사와 고 박태영 전남지사 등 비위 단체장들의 입당과 입당 선언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선에 성공한 송 전 청장의 정치적 위기는 비리 사건에서 찾아 왔다. 2003년 5월 당시 송 청장의 부인 이모씨는 사무관 승진 인사와 관련 3년여 동안 공무원 7명으로부터 모두 51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5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남편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는 '부패척결대책위'를 구성하고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퇴출 운동을 벌였다. 주민소환법이 제정되지 않은 탓에 '법외적' 주민소환 투표운동를 실시했고 투표 참가자 중 90% 이상이 소환에 찬성했다. 송 전 청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다"며 "사죄한다"고 말하고 버텼다.

대신 부하 직원에게는 가혹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뇌물을 건넨 공무원 7명에 대해 무더기 직위해제와 함께 중징계 조치해 비난을 샀다.

당시 정체성 논란이 일었지만 '세 불리기'가 중요했던 우리당 광주시당은 송 전 청장을 입당시켰다. 송 전 청장은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고 우리당은 민주당 지지세에 균열을 내야 했던 상황에서 한 명의 단체장이라도 더 입당시켜야 했던 '정치적 계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우리당은 그에게 공천까지 주기에는 껄끄러웠다. 민주당과의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광주에서 "비리 단체장"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송 전 청장이 공천될 경우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고 지역의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당 광주시당은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당 광산구청장 예비후보 등록을 만류하고 나섰다. 출마는 하지 말고 그냥 당원으로만 남아주길 바란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데리고 입당했던 구의원 등 당원들과 함께 탈당, 무소속 연대를 결성해 구청장 선거에 나섰다 낙선했다. 민주당과 우리당을 모두 버린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통합을 주창하며 창당된 중도개혁통합신당에 입당한다. 통합이 중요했기에 과거 전력을 시비 걸 일은 없었다. 그저 함께 해준다면 고마웠다.

이후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합당하면서 그는 통합민주당의 당원자격을 자연스레 얻게 된다. 그러나 송 전 청장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밀실 계파 공천에 분노한다"며 탈당해 또 다시 무소속으로 광산 갑 선거구에 출마해 상당한 득표율을 보였지만 민주당 지지세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야인 생활을 하던 그는 국민참여당이 창당되면서 "민주당 독점구조를 타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입당, 광산구청장 선거를 위해 활발한 물밑 행보를 하고 있다.

송 전 청장은 "인사 청탁성 뇌물이 아니라 고맙다는 정 표시로 사후에 준 것으로 인사와 관련해서는 적법하게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치적 돌파구 때문이 아니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민주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으며 공천과정에서 당리당략과 계파정치가 자행돼 탈당하게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공무원 징계와 관련 그는 "당시 관련 공무원들은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광주시당 내부에서는 그가 선거에는 나오지 말아줬으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송 전 청장이 과연 국민참여당 옷을 입고 구청장 선거에 출마할지 관심이다.


태그:#송병태 전 광산구청장, #국민참여당
댓글

<시민의소리>는 광주전남권을 대상으로 발간되는 주간신문으로 2001년 2월 창간된 대안언론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