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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민주당 천정배·장세환·최문순 의원이 10일 원내 복귀를 선언했다.

 

'사퇴 3인방'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에 맞서 언론자유와 민주체제를 수호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원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재야 원로인사와 시민단체, 선배·동료 의원들의 권유와 충고를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고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6개월간의 장외투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이들은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을 지목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뒤 김형오 국회의장의 재심의를 요구하며 의장실,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제대로 된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 채 작년 연말 농성을 정리했다.

 

이들은 이와 관련,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원내에)들어가는 것이 국민 여러분께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몸을 던지겠다"고 재차 의지를 다졌다.

 

사퇴 3인방, "민주당, 무기력증과 패배주의 극복해야"

 

무엇보다 '사퇴 3인방'은 4대강 사업·세종시·예산 투쟁·노동조합법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당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해 최대 현안인 지방선거 승리와 세종시의 원안 추진, 지속적인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 대운하 사업 저지 투쟁을 위해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하는 지적을 잘 알고 있다"며 당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쇄신론에 힘을 실었다.

 

이어 "처절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당을 전면 쇄신하고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는 물론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민주세력의 통합과 연대도 구호에 그칠 것"이라며 "민주당은 무기력증과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승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당의 전면 쇄신과 환골탈태로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지지를 회복하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장세환 의원은 "정세균 당대표의 신년기자회견을 예로 들자면, 이명박 대통령이 당의 세 가지 요구(▲독선적 국정운영 중단 ▲4대강 공사 중단 ▲세종시 수정 추진 중단)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도 들어갔어야 했다"며 "마치 과거 여당의 총재가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식의 기자회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이같은 허약한 리더십으론 야당을 이끌어갈 수 없다"면서도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조기 전대 요구 가능성에 대해 장 의원은 "총선·대선의 징검다리인 지방선거도 코 앞에 있다"며 "(조기 전대를 치르기엔)시간이 부족하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천정배 의원 역시 작년 민주당의 대여 투쟁 성과에 대해 낮게 평가했다. 천 의원은 "천성관 검찰총장 낙마 외 민주당이 거둔 뚜렷한 성과는 없다"며 "이명박 정권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기득권을 쥐고 있는 모든 세력들에게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세력이 완패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며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쟁을 위해, (성과를 못 내) 부끄럽지만 원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신년 맞아 얽힌 실타래들 하나씩 풀려가는 것 같다"

 

우선 이들은 오는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로 본격화될 야권의 세종시 수정 저지투쟁에 합류한 뒤 2월 임시국회부터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위에서 본격 활동할 예정이다. 

 

최문순 의원은 "세 의원 모두 문방위원인 만큼 문방위에서 공동보조를 맞춰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미디어렙 등 여러 사안들이 겹쳐있는데도 단발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문제가 풀리지 못하고 얽혀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사퇴 3인방'의 원내 복귀와 관련해 "신년을 맞이해 얽힌 실타래들이 하나씩 풀려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환영 의사를 표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은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와 미디어법·4대강·세종시·노동조합법 등 5대 쓰나미에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끌려가는 등 민주당에게 참혹한 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이어 "일각에선 원내 소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한계를 이야기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정권교체를 할 때도 의석이 79석 뿐이었다"며 "90석의 의석 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여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태그:#사퇴3인방, #미디어법, #천정배, #장세환, #최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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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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