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뿌리공원이 있는 인근 유등천에 천연썰매장이 개장해 남녀노소의 놀 곳이 되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추억거리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아 신나는 썰매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 썰매장은 길이 200여 미터, 폭 50여 미터로 안영교가 있는 인근 유등천에 있다.
경찰지구대 한 경찰관은 천연썰매장 주변 순찰 중에 썰매장 풍경을 보며 "우리 때는 저런 썰매 타보지 못했는데…"라며 관심을 보였다. 또 이 경찰관은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게임(컴퓨터)에 빠져 있을 텐데, 엄마 아빠와 나와서 썰매 타니까 체력 향상에도 도움 되고 얼마냐 좋냐"고 했다. 또 "10년 만에 찾아온 추위에 추억이 되살아난다. 대전에는 놀 곳이 별로 없어 이런 썰매장은 아이들에게 그만이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박모군(11, 문화동)은 "썰매 몇 번 타봤냐?"고 묻는 경찰관의 말에 "두 번 타봤어요"라고 답했다. "언제 탔는데?"라고 묻자 "어제 타고 오늘 타고 두 번 탔어요"라고 했다. 대답대로라면 이 아이는 11년 동안 썰매를 접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하천을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들이 썰매장을 찾아 안전을 점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민원이 들어왔고 또 안전이 걱정돼 현장을 찾았다"며 "현장을 자주 찾아 안전을 점검 하겠다"고 했다.
안전이 걱정돼 이것저것을 묻는 공무원과 혹 불이익이라도 받을 것이 걱정되는 시민(썰매 대여)간 감정 대립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박○○(50세. 문화동)씨는 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타 지자체를 거론하며
"대전도 하천을 담당하는 관청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고, 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놀 곳(썰매장)을 만들면 얼마나 좋냐"고 말했다.
썰매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모씨(37세. 문화동)는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도 수월하고 썰매장에서 썰매를 타다 보면 아이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썰매장 폐장 시간이 되면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줍고 말끔히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귄 지 1년 됐다는 차현화(24, 갈마도)씨와 강정현(26, 홍도동)씨 커플은 "썰매장에서 데이트 하며 보내는 시간이 낭만적이다"며 "비용도 적게 들고 좋다"고 했다. 또 "어렸을 때 타보고 썰매를 타 본 기억이 없는데, 20여년 만에 타보는 썰매여서 그런지 더욱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 커플은 썰매에 줄을 묶어 교대로 앞에서 끌어주는가 하면 눈싸움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손자의 썰매를 끌어주는 할머니, 체면에도 아랑곳없이 큰소리로 떠들며 썰매 타는 아주머니들, 썰매 세 대를 매달아 만든 썰매열차를 타며 웃음꽃을 피우는 가족, 아빠와 아이가 썰매 타는 모습이 신기하듯 쳐다보며 즐거워하는 이주여성, 어묵 국물을 마시며 추위를 달래는 가족들. 썰매장은 그렇게 남녀노소 모두에게 신나는 놀 곳이 되고 있었다.
썰매장을 이용하려면 뿌리공원 하상 주차장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