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반발,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은 12일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원안건설이라는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한나라당 정책노선에 실망과 절망을 느껴 한나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탈당선언문을 통해 "저는 그동안 충남도의원들과 함께 세종시 원안건설을 위해 규탄대회와 성명서 발표, 심지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기까지 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세종시 원안건설에는 관심이 없고 정운찬 총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을 충청권에 보내 세종시 수정을 홍보하는 데만 열중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설상가상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청인이 만족하는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로 왜곡된 역사를 만들어 1천만 명이 불편하고 국가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가 할 일이냐"고 따졌다.
강 의장은 또 "저도 30여 년 동안 정치인으로 살아왔지만 작금의 이명박 대통령과 현재 한나라당의 정책수행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충청도민을 대변하는 도의회 의장이면서 한나라당 소속인 저는 이제 더 이상 도민들을 대할 면목이 서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강 의장은 "결국 민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한나라당 정책노선에 실망과 절망을 느껴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강력한 민의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강 의장(아산시 제2선거구)은 동국대를 졸업했으며 아산청년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아산지부장 등을 지냈고, 제6·7·8대 충청남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3선 의원이다.
한편, 강 의장의 한나라당 탈당에 이어 13일에는 대전시의회 송재용, 오영세, 곽영교 의원이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같은 지방의원들의 탈당은 표면적으로는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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