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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납신(吐故納新,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인다). 지난 1월 1일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는 경인년을 맞는 신년사에서 '토고납신' 네 글자를 뽑아들었다. "낡은 불신의 정치를 청산하고 새롭고 깨끗한 신뢰의 정치를 구현하겠다, 정의를 위한 정당이 되겠다"는 포부였다.

 

그 시작일까.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친박'을 주축으로 창당한 친박연대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변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전지명 친박연대 대변인은 13일 국회 브리핑에서 "공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자성한다"면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당명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서 14석을 얻으며 일으켰던 돌풍을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친박연대의 당명 변경에는 당의 '정신적 수장'인 박근혜 전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친박'의 이름으로 한나라당과 경쟁하게 되면 대권후보 1순위로 꼽히는 박 전 대표가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방관한 탓에 친박연대가 한나라당 표를 갉아먹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겉으로는 '독자노선'을 걷는 공당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당명 변경은 14일부터 나흘간 공모를 한 뒤 1월 27일 확정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후 공고할 예정이다. 친박연대는 또 당 발전개혁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산하에 인재영입위원회와 지방선거위원회를 두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위상 재정립과 참신한 인물로 지지층이 두터운 TK(대구경북)는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거물급 인사를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필승한다는 전략이다. 

 

전지명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하고 길게는 국민정당, 수권정당의 채비를 갖추기 위해 이에 걸맞은 당명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당명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사그라지는 한나라당-친박연대 통합 논의

 

당명 변경을 시작으로 친박연대는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규택 대표는 지난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2년 만에 선거에 임하는 당의 결의는 대단하다"며 "반드시 지난 18대 총선 때와 같이 국민적 지지와 승리를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세종시가 '친이-친박' 갈등에 다시 불을 붙이면서 친박연대와 한나라당의 통합 논의는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또 친박연대는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서청원 전 대표의 특별사면을 내걸고 있어 당대당 통합은 점차 어렵게 돼 가고 있다. 정부 여당은 친박연대의 서 전 대표 사면 요구에 이렇다 할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규택 대표는 "서 전 대표의 사면이 없으면, 사실상 통합은 어렵다"는 생각이다. 전지명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과의 통합은) 현재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세종시 논란에서도 친박연대는 오로지 '박근혜 편'이다. '원안+∝'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처럼 친박연대도 세종시 수정안에 매우 비판적이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의원총회 투표로 확정된 당론을 뒤집는 행위이고, 당시 당 대표였던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을 내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세종시'라는 태풍을 만나 소용돌이 치는 정국 속에서 환골탈태를 준비하는 친박연대가 올해 지방선거에서 어떤 변수로 등장할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손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1기 대학생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친박연대, #한나라당,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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