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실내외 온도차가 크다보니 아침이면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아침이면 성에꽃 피어 뿌연 유리창을 호호 녹이거나 긁어내야 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집에 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 겨울 강추위가 이어지는 덕분에 문을 자주 여닫는 마을버스 유리창에 성에꽃이 핀 유리창을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담고는 싶은데 사람들의 눈이 있고, 버스가 흔들리니 마음에 담아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아침에 일어나 유리창을 보니 성에는 아니고 물방울이 끼어있습니다. 그냥 물방울을 담아보았는데 밋밋합니다. 유리창을 열고 물방울이 맺혀있는 유리창 바깥면에 사진을 놓습니다. 그러자 사진에 들어있는 빛깔이 물방울로 들어옵니다. 어떤 사진을 놓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물방울이 됩니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법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자기의 마음을 꽁꽁 숨길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착한 척 하기도 하고, 잘난척 하기도 하지만 맨처음에는 속아넘어갈지 몰라도 조금만 만나보면 속이 훤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착한 척, 잘난 척하는 것이 역겨워보이는 것이지요.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에 이런저런 빛을 넣어 담으며 내 마음에 어떤 빛깔을 품고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