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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 지방선거 부평구청장 예비후보군
6.2 지방선거 부평구청장 예비후보군 ⓒ

6.2 지방선거에서 부평구청장 후보로 출마를 희망하는 인물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각 정당 모두 예선이라 할 수 있는 공천장을 누가 쥐느냐가 현재로선 관심사다. 본선까지 가는 과정에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진보·민주대연합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한나라당 4파전 = 공천을 놓고 4파전이 예상되는 한나라당에선 박윤배(58) 현 구청장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박 청장과 함께 고진섭(53) 인천시의회 의장, 강문기(42) 인천시의회 의원, 오태석(56) 전 부평구 부구청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나라당 인천시당은 향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각 구·군의 단체장 후보를 공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각 지역위원장의 뜻이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위원장에게 공천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부평갑 지역위원장인 조진형 의원은 13일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당선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공천할 것이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경우 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3선에 도전하는 박윤배 청장은 지금까지는 정치적으로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지인들로부터 받고 있다. 그러나 부인이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1심에서 구속돼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 커다란 장애일 수밖에 없다.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난 상태다.

 

<부평신문>이 창간 6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0월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19세 이상 부평구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9%가 박 청장의 부인이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에 박 청장은 구청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조진형 의원은 <부평신문>과 한 몇 차례 인터뷰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니 기다려보자"며 "우리는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청장이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만, 부인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박 청장이 비교적 원만하게 구정을 운영했다고 평가될지라도, 도덕성에 흠집이 있는 구청장을 다시 공천한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의 측근은 "재판에 전념하고 있는 만큼 재판 결과를 보고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석 전 부구청장은 정년이 3년 더 남은 상황에서 명예퇴직을 신청, 지난달 31일 사퇴했다. 나름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달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사무실을 마련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 전 부구청장은 오랜 공직 생활의 경륜을 통해 부평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당 활동이 없었던 것이 약점이라 할 수 있다.

 

고진섭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가 사실상 정치계에 몸을 담그는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관례상 시의회 의장을 지냈던 의원을 시의원 후보로 다시 공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기초의원을 거쳐 광역의회에서 의장까지 역임한 고 의장에게 구청장 선거 출마가 정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고 의장은 출마를 준비 중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로 원만한 의정활동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주변에서 받고 있는 고 의장은 지역구(부평2선거구) 활동을 부평 전체로 넓히기보다 일단 의장직을 충실히 수행하며 출마를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강문기 시의원(1선거구)은 오랜 당 생활과 조진형 의원을 수행하면서 다져온 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연령층이지만 당내 친화력으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만약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경우에도 당원들과 친화력이 높고, 재개발 사업 등 지역 민원을 해결해온 만큼 자신 있다는 태도다.

 

하지만 조 의원의 최측근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 의원이 강 의원을 공천하면 '자기 식구만 감싼다'는 내부적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4선 도전을 준비 중인 조 의원의 처지에서 당내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강 의원을 밀어줄 필요는 없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 민주당 3파전 예상 =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아직까지 예비후보군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일부 광역의원 선거구에조차 후보를 발굴하지 못하는 조직적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홍미영(55) 전 국회의원, 김용석(58)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이성만(49) 인천시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부평구청장 예비후보군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 김승현 전 문병호 의원 보좌관, 곽영기(61) 전 인천호남향우회 부평구지회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홍미영 전 의원은 13일 <부평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부평구청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 전 의원은 "올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는 고민이 많았는데, 지역주민들이 부평에서 역할을 하기를 원하고 이를 수렴해 고민 중"이라며 "민주대연합 과정에서 필요성이 인정돼, 90% 그런 과정으로 밟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전제는 당에서 그런 요구가 되면… 이 사람 저 사람과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 요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프리미엄'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부평갑·을 지역위원장 등이 전략공천 요구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다수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 출신이라고 주위에서 옹립해 줘야 한다는 사고로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고, 공식 출마 선언이 너무 늦고 준비가 부족한 거 아니냐"면서 홍 의원의 행보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김용석 후보는 최근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섰다. 오랜 민주화 운동과 참여정부 시절 국정 참여 경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 등 개혁·진보세력과 친화력도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 후보는 13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과오가 분명한 만큼 그 과오를 바탕으로 부평에서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성만 인천시당 정책위 부위원장은 정치 초년생인 만큼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당 정책위 부위원장으로서만이 아니라, 부평 관내 각종 행사와 모임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를 희망하는 문병호 전 의원과 보조를 맞춰 활동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 민주노동당, 진보대연합 우선 과제 = 민주노동당은 한상욱(49) 전 부평구위원회 위원장과 김응호(38) 현 위원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노동·시민운동을 기반으로 2002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해 꾸준한 지역 활동을 벌여온 한상욱 전 위원장이 예년만큼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김응호 위원장은 인천시당 사무처장을 거쳐 지난해 4월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했다. 차세대 정치 지도자를 표방하고 부평의 정치지형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후보 선출과 함께 진보신당 등과의 진보대연합 성사가 중요 과제다. 한 전 위원장이 다져온 지지층을 바탕으로 진보대연합을 통해 제대로 된 지방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목표다.

 

진보대연합과 민주대연합의 성사 여부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의 지지도는 크게 변화될 수 있어, 이 부분도 구청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한 후보는 13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장인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한나라당 일색의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6.2 지방선거#부평구청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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