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동일 전 국세청 나주세무서 계장.
 김동일 전 국세청 나주세무서 계장.
ⓒ 시민의소리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국세청 내부 게시판에 한상률 전 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면됐던 김동일 전 전남 나주세무서 계장(48)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15일 해임 결정을 내렸다.

국세청의 '파면'결정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국세청쪽의 명예훼손 등의 징계 사유를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 전 계장은 행안부의 해임 결정에 불복, 행정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행안부의 해임 결정은 공직 사회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용납하지 못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행안부 소청심사위, "국세청의 명예훼손 인정해 해임"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14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김 전 계장이 청구한 국세청 징계(파면) 취소청구에 대해 심사를 벌였다. 김 전 계장은 이날 위원회에 참석해,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은 국세청의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세청 직원의 명예를 훼손할 이유나 의도가 없었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김 전 계장은 "심사위에서는 마치 검찰에서 심문을 하는것처럼 '게시판에 올린 글 내용에 대한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었다"면서 "심사위는 해당 공무원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처분에 대한 권리구제를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데, 마치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형식적인 소명을 받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전에 행안부로부터 문자메시로 '해임으로 결정됐음'이라고 통보를 받았다"면서 "법원에 해임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계장은 이날 오후 광주지방법원에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행안부의 '해임' 결정은 '파면'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직을 떠나야 하는 중징계다. 대신 공직채용 제한 기간이 5년(파면)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퇴직금도 파면은 최대 절반이 깎이지만, 해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김동일 전 계장, 행안부 결정 불복...법원에 정식소송 제기

행안부의 '해임'결정이 알려지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건전한 내부비판자를 공직사회에서 내쫓는 것은 민주사회의 중요한 가치인 비판과 견제를 용납하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의 옹졸한 보복행위"라며 "정부와 소청심사위는 부당한 해임 결정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한상률 전 청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 관련 사실관계를 밝힐 책임은 검찰에 있는데도, 김 전 계장이 소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그가 소명할수 없는 요구를 한 것은 중징계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징계 사유 역시 공직자로서 품위유지 의무위반인데, 조직 내부의 성찰과 반성을 요구하는 주장을 내부게시판에 쓴것을 두고 품위를 잃은 것이라면, 국세청의 무리한 징계와 고소 역시 품위를 잃은 행동이며 이번 해임처분 역시 과도한 징계"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근 검찰은 김 전 계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했다. 광주지방국세청이 김 전 계장을 파면하고 검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당초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경찰은 "한 전 청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어 피해사실을 입증할수 있는 진술 등을 듣기 어렵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피해상황도 모호해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의 판단 가운데 국세청 직원들의 명예훼손 부분은 받아들이면서도, 한 전 청장 개인의 명예훼손 부분을 인정해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는 "한마디로 검찰의 억지기소"라며 "명예훼손 사건은 친고죄가 아니지만 당사자의 고소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한 한 전 청장에 대해 최소한의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비판했다.


#김동일#국세청#한상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